1976년 여름방학에 맞춰 한국 최초의 로봇 만화영화 ‘로보트 태권V’가 개봉됐다. 꼬마 관객들은 키 56m, 몸무게 1400t(톤)의 거대 로봇이 하늘을 날며 악의 무리를 무찌르는 장면에 열광했다.
로봇개발 기업인 한국미래기술의 임현국 대표(44)는 로봇 태권V의 주제가 첫 소절만 나와도 가슴이 뛰는 사람이다. 컴퓨터를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점에 끌려 컴퓨터 특성화고교 대구상고에 진학했다. 영화 ‘트랜스포머’ 제작에 참여한 로봇 전문가 비탈리 불가로프와 손잡고 인간형 로봇 ‘메소드-2’를 개발했다.
미국 온라인상거래업체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저스가 3월 20일(현지 시간) 아마존의 과학기술 박람회 ‘마스 2017 콘퍼런스’에 참석해 ‘메소드-2’의 몸속에 들어가 이를 시험 운전한 뒤 그 소감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에 올렸다. 그는 조종석에 앉아 “왜 내가 시거니 위버(영화 ‘에일리언’의 주연 배우)가 된 것 같지”라고 외친 뒤 “한국미래기술 덕분에 방금 놀랍고 거대한 로봇을 직접 조종했다. 멋지다!”라고 트위터에 글을 썼다.
아직 보완할 부분이 많아도 ‘메소드-2’는 로봇 기술에서 가장 난도(어려움의 정도)가 높은 직립보행(꼿꼿하게 바로 서서 두 다리로 걸음)이 가능하다. 방대한 과학기술이 집약(한데 모아서 요약함)된 로봇은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중소기업이 만든 ‘메소드-2’가 로봇 강국의 꿈을 향한 씨앗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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