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이지선의 힘이 되는 경제]자유무역 지지자 마크롱의 경제 살리기

  • 동아일보
  • 입력 2017년 5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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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에서 역사상 최연소 39세 대통령이 탄생했습니다. 중도 성향인 앙마르슈(전진)의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사진)가 당선되면서 프랑스와 유럽 경제의 향방이 달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프랑스 대선이 여느 때보다 세계인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유는 최근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자국 우선주의’ 흐름의 앞날을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입니다. 계속되는 테러와 이민자 문제로 지난해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뒤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등 선진국을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 보호무역주의 흐름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선진국들은 자유무역을 통한 성장 대신 자국 내 일자리 창출을 우선하고 이민자 유입을 막는 등 폐쇄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영국은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라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EU와의 무역 둔화 및 투자 위축 같은 부정적인 영향을 피할 수 없게 됐습니다. 하지만 EU로 유입되는 난민들을 받아들일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고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내 투자를 독려하고 나섰습니다. 한국에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재검토하겠다며 사드 비용까지 부담하라는 식입니다.

영국에서 시작된 탈EU 움직임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특히 프랑스 대선에서 극우 성향인 국민전선(FN) 마린 르펜 후보가 당선될 경우 이민자 유입을 연간 1만 명으로 대폭 줄이고 국민투표로 ‘프렉시트(프랑스의 EU 탈퇴)’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런 우려가 고조됐습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중도 성향의 마크롱 후보가 당선되면서 프랑스의 EU 탈퇴 우려는 일단락된 것으로 보입니다.

마크롱 당선인은 경제 활성화와 외교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EU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부진한 프랑스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자국 우선주의 대신 브렉시트로 런던을 떠날 많은 외국 기업이나 인재들을 파리로 유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여 왔습니다. 물론 프랑스 경제의 부진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처럼 정치적 입지가 약화될 가능성은 남아 있습니다. 이 때문에 마크롱 당선인은 공공 일자리 감축 등을 통해 재정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하로 낮추고 법인세를 인하하는 등 친기업 성향의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등과 연대를 형성해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보호주의에 맞설 가능성도 있습니다.

올 3월 네덜란드 총선에서도 EU 탈퇴를 주장하는 극우주의자들은 예상보다 저조한 득표에 그쳤습니다. 올해로 예정된 독일 및 이탈리아 총선 등 아직 유럽의 정치적 불확실성은 남아 있으나 금융시장은 이번 프랑스 대선 결과로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이지선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
#프랑스 대통령#마크롱#자유무역#자국 우선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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