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눈이 커지는 수학]결정하기 어려운 문제가 있을 땐 점수 매겨 비교해보세요

  • 동아일보
  • 입력 2018년 10월 2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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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값 구해 학교 선택하기

사진 출처 픽사베이
사진 출처 픽사베이
서영: 가고 싶은 학교가 몇 군데 있을 때, 그중 한 학교를 어떻게 결정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엄마: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 나름의 평가 기준을 세워 점수를 매기는 것도 방법이겠지.

서영: 그런데 학교마다 특징이 달라서요. 어떤 학교는 학업 분위기가 좋고, 어떤 학교는 집에서 가까운 게 이점이라서….

엄마: 본인이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무엇인가에 따라 점수를 매기는 방법을 조금 다르게 하면 비교가 더 명확해지기도 한단다. 네가 선호하는 학교에 점수를 매겨 보자.

○ 기준에 따라 점수 매겨 순위 결정
중학교나 고등학교, 대학교를 정할 때는 여러 가지를 고려합니다. 성적, 학업 취향이나 희망 계열, 희망 직업 등 입학자의 내적인 기준과 학교 풍토 및 학교 위상, 입학금, 집과의 거리 등 입학자의 외적인 기준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입학자의 내적인 기준을 우선시해야겠지만 비슷한 학교 서너 곳을 후보에 올려놓고, 각 기준에 점수를 매겨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간단한 방법에 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먼저 학교 선정에 고려할 외적인 기준 중에서 자신이 중요하다고 여기는 서너 가지 기준을 정합니다. 예를 들어 ①학업 풍토(학업 지원 및 분위기, 진학·취업률 등) ②재정 지원(입학금, 장학금 액수와 지원 여부 등) ③위치(집에서부터 학교까지 거리, 접근성 등)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다음으로 선택한 기준 중 자신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무엇인지, 선택한 기준을 중요도에 따라 순서대로 나열합니다. 이때 왜 한 기준이 다른 기준보다 중요한지도 생각해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이 학업 풍토, 그 다음이 재정 지원과 위치라고 가정해 봅시다.

마지막으로 후보에 오른 학교 서너 곳을 대상으로 이 기준에 따라 점수를 매겨 봅니다. 이때 각 학교의 설명회 자료나 공개된 정보공시 자료인 학교알리미, 홈페이지 등을 참고해 점수를 매깁니다. 예를 들어 기준을 가장 잘 충족한 학교는 5점을 부여하고, 기준을 충족시키지 않은 학교는 0점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만약 ‘학교1’의 학업 풍토가 아주 우수하고, 재정적인 지원 부분은 보통 수준인데 집과 조금 떨어져 있다면 각각 5점, 3점, 2점을 부여할 수 있습니다. 같은 방법으로 나머지 학교도 각각의 점수를 [표1]과 같이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학교별로 기준에 따라 등급이 매겨졌으니 이 정보에 따르면 합계 점수 및 평균 점수가 가장 높은 학교가 선택해야 할 최고의 학교입니다. 그러면 ‘학교2’와 ‘학교3’이 최고의 학교가 됩니다. 그러나 두 학교가 동점으로 단 하나의 학교를 결정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또 학업 풍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는데 ‘학교2’와 ‘학교3’은 나머지 기준에 비해 학업 풍토 점수가 낮아 최선이라기에는 석연치 않은 면이 있습니다.

○ 결정의 또 다른 방법, 가중평균법

앞서 제시한 방법은 [표1]에서와 같이 각 기준의 중요도가 다른데도 해당하는 점수는 일괄적으로 0∼5점을 부여해 합계와 평균을 구하는 방법을 썼습니다.

예를 들어 ‘학교1’의 평균이 3.33이라는 뜻은 다음과 같습니다.

(5+3+2)÷3=(5+3+2)×1/3=5×1/3+3×1/3+2×1/3=3.33

다시 말해 평균은 각 기준에 따라 부여된 점수에 일괄적으로 같은 비중(1/3=0.33)을 두고 계산한 방법이지요.

그러나 한 기준이 다른 기준보다 우선함을 나타내는 한 가지 방법은 다른 기준점을 지정하는 것입니다. 학업 풍토가 가장 중요하고, 재정적 지원이 위치보다 2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 각 기준에 점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학업 풍토에 5점, 재정적 지원에 4점, 위치에 2점을 각각 부여할 수 있습니다. [표1]에서는 모든 기준을 동등하게 고려했지만 더 가치를 두는 기준이 있다면 그렇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가장 중요하다고 여기는 기준이 같지 않아 중요도에 따라 점수를 다르게 부여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를 가중치라 합니다.

예를 들어 학업 풍토, 재정 지원, 위치의 각 점수 5, 4, 2에 각각 다음과 같은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학업 풍토: 5/(5+4+2)=5/11=0.45

재정 지원: 4/(5+4+2)=4/11=0.36

위치: 2/(5+4+2)=2/11=0.18

이때 각 학교에 매긴 기준의 점수에 각각의 가중치를 곱하여 더하면 [표2]와 같은 결과를 얻습니다.

이 방법으로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학교는 ‘학교1’임을 알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다른 기준에 다른 점수값을 처음부터 부여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학업 풍토에 0∼25점, 재정 지원에 0∼20점, 위치에 0∼10점을 부여하면 되지 않느냐고 할 수도 있겠지요. 그러나 이 경우 어느 일부 기준에 너무 많은 가중치를 부여하거나 불필요하게 등급을 부풀리게 되는 문제가 있습니다. 따라서 위에서 살펴본 방법처럼 상대적 중요성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여기서 소개한 의사 결정의 방법은 평균의 뜻만 알고 간단한 계산만 할 수 있으면 누구나 해볼 수 있는 수학적 방법이지만 문제는 ‘다른 의견을 최소화할 수 있는 적합한 기준 및 가중치’를 결정하는 것과 ‘점수 부여를 객관적으로 할 수 있는 기준을 설정’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학교 선택에서 자신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을 고려하고 이에 적합한 가중치를 부여하며, 다양한 정보를 바탕으로 객관적으로 타당한 점수를 매겨 의사결정을 해봅시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계속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하는 순간들과 마주하게 됩니다. 그 순간마다 각각의 기준을 가지고 보다 적합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수학적 모델에 대해 생각하며 최선의 결정을 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박지현 반포고 교사
#평균값#점수 매겨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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