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 지도부 결단 시 패스트트랙 될 듯
11개월 뒤 정국 상황에 따라 운명 달려
사립유치원 비리 근절을 위한 유치원 3법(유아교육법·사립학교법·학교급식법 개정안)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처리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국회 교육위원회는 26일 전체회의를 열고 유치원 3법 처리를 위한 논의를 시도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27일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비록 최종 결론이 나지는 못했지만, 이찬열 교육위원장은 이날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으로서 국회법 제85조2에 따른 안건의 신속처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패스트트랙 제도는 교섭단체 간 이견으로 소관 상임위에서 법안 통과가 어려운 경우, 상임위 5분의 3 이상 의원의 동의를 바탕으로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는 제도다.
현재 더불어민주당 의원(7명)과 바른미래당 의원(2명)의 수를 합치면 교육위 전체 의원(15명)의 5분의 3이 충족된다. 이 때문에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면 임재훈 바른미래당 의원의 중재안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이 위원장이 27일 전체회의에서 유치원 3법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경우, 유치원 3법은 최소 330일 뒤 본회의에서 표결 처리가 가능해진다.
물론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되기까지 남은 난관이 없는 것은 아니다.
패스트트랙 자체가 본회의와 연계된 것인 만큼, 바른미래당 소속인 이 위원장이 최종 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는 당 원내지도부와의 조율이 필요하다. 유치원 3법에 대한 패스트트랙 처리 의지가 강한 이 위원장이 섣불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유치원 3법을 처음 내놓은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바른미래당도 국민의 염원과 대한민국의 상식 수준을 잘 알고 있으므로, 김관영 원내대표께서 유치원 3법과 다른 정치 사안을 연계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바른미래당 지도부의 결단을 촉구했다.
이 위원장은 경의선 철도·도로 현대화 착공식에 참석한 김 원내대표가 돌아오는 대로 이날 오후 중으로 유치원 3법의 패스트트랙 처리 여부에 대한 논의를 할 것으로 전해졌다.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다고 해도 본회의 통과까지는 여러 변수들이 기다린다.
지금은 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과 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대부분의 정당들이 유치원 3법 통과에 찬성하고 있지만, 11개월 뒤의 정국 상황에 따라 또다시 유치원 3법이 발목 잡힐 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일각에서는 패스트트랙이 사실상 ‘슬로트랙’이라고 지적하며, 11개월 뒤에도 유치원 3법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지금처럼 높을지에 대한 우려를 제기하기도 한다.
이에 박용진 의원은 “(유치원 3법)이 패스트트랙으로 간다고 해서 한유총(한국유치원총연합회)이 이긴다거나, 슬로트랙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지금) 국민들께 필요한 것은 유치원 공공성과 교비 사적유용에 대한 엄정처벌 의지를 담은 법안”이라고 밝혔다.
한편, 교육위는 이날 오후 4시30분 법안심사소위원회를 열고 최종 협상에 돌입한다. 다만 민주당과 한국당의 입장차가 여전히 큰 상황이라, 법안소위에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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