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유치원총연합회가 23일 교육부를 방문해 ‘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에 대한 반대 입장문을 ‘최후통첩’으로 전달했다. ‘유치원 3법’은 지난해 국회 교육위원회(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하지 못하고 패스트트랙 안건으로 지정돼 최장 330일의 교육위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유치원 3법’을 둘러싼 쟁점을 정리했다.
사립유치원들은 국가가 공적사용료를 사립유치원에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공적사용료는 개인이 소유한 토지나 건물에 국가가 공적 용도의 시설을 운영할 경우 개인에게 지급하는 일종의 시설사용료다. 사립유치원들은 사립유치원이 설립자 개인의 사유재산을 유아 교육이라는 공공의 목적을 위해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교육부는 “절대 공적사용료를 지급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법적으로 학교이자 비영리 교육기관인 사립유치원은 공적사용료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유총은 “학교로 인정한다면 사립유치원에도 사립 초중고교와 마찬가지로 교사 인건비와 교육과정운영비 등 재정 지원을 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맞서고 있다.
올해부터 200인 이상 대형 유치원 581곳에 국가회계관리 시스템인 에듀파인이 적용된다. 내년에는 모든 사립유치원으로 확대된다. 교육부는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서라며 에듀파인을 사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에 정원 감축 등 강한 제재를 하겠다고 예고했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열악한 사립유치원의 현실에 에듀파인 시스템이 맞지 않는다”고 항변한다. 최대 6단계에 달하는 세입세출 시스템 절차를 이행하려면 최소 2, 3명의 행정인력이 필요한데 추가로 인력을 고용할 능력이 없다는 것이다. 교육부는 “내년 전면 적용 이전에 절차를 간소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만 3∼5세 유아들이 대상인 누리과정 지원금은 명목상 학부모를 거쳐 유치원에 지급된다. 그러나 실제론 학부모가 자녀를 유치원에 등록하면 유치원은 원아 몇 명이 등록됐는지 교육청에 보고해 지원금을 받는 형태로 운영된다. 교육부는 사립유치원의 회계 부정이 애매한 누리과정 지원금 지급 방식에서 비롯됐다고 보고 이를 보조금 형식으로 바꾸는 것을 추진하고 있다. 보조금은 국가가 바로 유치원에 지급해 국가가 직접 회계를 감시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사립유치원은 “학부모가 유치원을 선택할 수 있게 하자”며 누리과정 지원금을 학부모에게 지급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원비를 납부하는 학부모가 직접 공·사립유치원을 선택하게 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유치원은 자연적으로 도태될 것이란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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