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年최대 36억 추정”, 前 이사장 등 3명 檢수사 의뢰
한유총 “사실과 다른 점 있다”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학부모가 낸 교육비를 운영회비로 유용한 사실이 서울시교육청의 실태 조사 결과 드러났다. 또 학부모를 동원해 유치원 폐원·휴원 여론을 확대하려 한 점도 포착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이런 내용의 한유총 실태 조사를 31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공금 유용 등 부적절한 법인 회계 관리 △학부모를 동원한 폐원 유도 △한유총 이사 및 이사장 선출 절차의 불법성 △불법적인 법인 정관 변경 등이 밝혀졌다고 교육청은 밝혔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유총은 소속 회원들이 내야 할 회비를 학부모가 유치원에 낸 교육비(교비회계)에서 지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비회계 중 연간 최소 30억 원에서 최대 36억 원이 한유총으로 흘러들어간 것으로 교육청은 추정했다. 또 한유총 6개 지회에 약 7000만 원의 지회 육성비를 지원하는 과정에서 각 지회 소속 지부장의 개인계좌로 돈을 입금한 횡령이나 배임 정황도 포착됐다.
여론을 조작한 행위도 있었다. 한유총은 단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지부 회원들에게 “학부모를 설득해 ‘사립유치원 3법(사립학교법·유아교육법·학교급식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집단 휴원·폐원에 동참토록 하라”고 독려했다. 또 특정 국회의원의 계좌에 ‘정치후원금을 넣으라’는 지시도 회원들에게 전달했다.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전국 사립유치원 교육자 학부모 총궐기 대회’에서는 회원들에게 학부모 2명 동원을 지시하고 이를 이행하지 못하면 최대 20만 원의 후원금을 강제로 내도록 한 사실도 확인됐다.
실태 조사는 한유총이 ‘사립유치원 3법’에 반대해 휴원·폐원을 내세우자 지난해 12월 12일부터 28일 사이에 이뤄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김득수 전 한유총 이사장, 최정혜 전 한유총 이사장 직무대행 등 3명을 공금 유용·횡령·배임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 의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교육청은 불법으로 변경된 정관에 의해 선출된 이덕선 한유총 이사장은 권한이 없다며 이사 및 이사장을 다시 선출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한유총 측은 “교육청 실태 조사에 사실관계와 다른 점이 있다”면서도 “회계처리 부실 등은 교육청 관리감독에 따르겠다”고 사실을 인정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