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교육청 인건비 보조 중단 방침에…한유총 교육청 또 방문
서울교육청 “방침 철회 없다” 고수…조희연 복귀 후 최종결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과 교사들이 서울시교육청의 교사 인건비 보조 중단 방침에 대해 이틀째 반발을 이어갔다. 전날에 이어 서울시교육청을 재차 방문해 거세게 항의했다. 서울시교육청은 일단 기존 방침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조희연 교육감이 출장에서 돌아온 뒤 최종 결론을 내리겠다며 여지를 뒀다.
한유총 서울지회 소속 사립유치원 원장 2명과 교사 3명은 이날 오후 3시30분쯤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을 찾아 교육청 관계자들과 면담을 가졌다. 면담 자리에는 한만중 비서실장, 정혜손 유아교육과장 등이 참석했다. 조 교육감은 이날까지 금강산 방문 일정을 소화해 부재했다.
사립유치원 원장·교사들은 전날 서울시교육청의 일부 사립유치원 교사 인건비 지원 중단에 반발해 기습 농성을 벌인 바 있다. 담당자 면담도 촉구했다. 이날 방문은 한유총 측 요구에 따라 정식으로 마련된 자리다. 다만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1일 서울지역 사립유치원에 공문을 보내 올해부터 일부 지원금 중단 사실을 알렸다. 온라인입학시스템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거나, 유치원비 인상률 1.4%를 준수하지 않거나, 국가관리회계시스템 ‘에듀파인’을 적용하지 않는 사립유치원들이 대상이다. 해당 사립유치원에는 교원 기본급 보조금(1인당 월 65만원)과 학급운영비(학급당 15만원), 교재교구비(학급당 5만원), 단기대체강사비(1회당 6만7000원) 등을 지원하지 않기로 했다.
한유총 측은 특히 교원 기본급 보조금 지원 중단에 반발했다. 한유총에 따르면, 현재 사립유치원 교사 월급의 30%안팎이 교육청에서 지원하는 교원 기본급 보조금으로 충당되고 있다.
사립유치원 교사들은 급여가 줄면 자의든 타의든 거리로 내몰릴 수밖에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또 교원 기본급 보조금은 교사 개인 통장으로 바로 지급돼 설립자·원장들이 가져갈 수 없는 구조인데도 중단 대상으로 삼은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점도 강조했다.
설립자·원장들은 교사 급여 축소에 따른 사립유치원 운영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교사 대거 이탈 또는 급여 부족분 충당에 따른 재정난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또 지난해 10월에는 처음학교로에 참여하지 않을 경우 원장 인건비 보조금만 주지 않기로 했는데 새 학기를 앞두고 갑자기 정책이 달라진 점에 대해서도 성토했다. 이날 약 50분간 진행된 면담 자리에서도 교사와 원장들은 이런 주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은 기존 방침을 고수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예산 문제는 서울시의 권한이기 때문에 교육청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고 또 이미 내린 결정을 철회하거나 수정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는 지난해 12월 2019년 서울시교육청 예산안 심사과정에서 이번 결정을 의결한 바 있다.
또 서울시교육청 내부에서는 처음학교로 참여, 에듀파인 도입 등은 유치원 공공성과 투명성을 강화하는 최소한의 조치이기 때문에 이를 지키지 않을 경우 당연히 제재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한유총 측은 서울시교육청이 이번 방침을 철회하거나 일부 수정하지 않을 경우 강도 높은 집단행동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에 앞서 오는 15일 오후 4시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대규모 침묵시위를 벌이겠다고 예고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이에 대해 “현재 입장은 이번 방침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라면서도 “다만 최종 결론은 조 교육감의 출장 복귀 후 내려질 것”이라며 여지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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