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기투항 한유총, 사립유치원 대표단체 한사협으로 교체되나

  • 뉴시스
  • 입력 2019년 3월 4일 19시 45분


한사협, 출범 후 서울·경기·광주 교육감 만나…당·정과도 소통
대화되는 한사협으로 사립유치원 이동하면 새 국면 맞을수도

개학 연기 카드로 정부와 맞섰던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가 백기를 들면서 사립유치원을 대표할 새로운 단체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4일 한유총은 정부와 마찰을 빚은 끝에 결국 개학 연기 방침을 철회했다. 이 과정에서 3875개 사립유치원 중 개학 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이 채 10%에도 미치지 않아 한유총의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반면 한국사립유치원협의회(한사협)는 연이어 교육감들을 만나면서 교육당국과의 대화파트너로 자리매김한 모양새다. 정부와의 대화에서 철저히 배제된 한유총과는 다른 양상이다.

한사협에 따르면 한사협은 출범 후 서울, 경기, 광주 등 세 곳의 교육감을 만났다.

한사협의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박영란 공동대표와 백희숙 공동대표가 각각 서울과 광주에 지역 기반이 있고 경기는 가장 많은 유치원이 있는 곳이다.

한사협은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사단설립 설립허가증을 받은 이후 장휘국 광주교육감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6일 오후에는 서울시교육청에서 조희연 교육감과 간담회를 가졌고 조 교육감을 만난 후 경기도 수원으로 이동해 이재정 경기교육감과 자리했다.

조 교육감과의 간담회에서는 사립유치원 교사처우개선비 지급, 국가회계관리시스템 에듀파인 도입에 따른 지원, 회의 정례화 등을 논의했다. 한사협은 다른 교육감과의 논의 내용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유치원 현안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고 말했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도 지난달 28일 개학 연기 투쟁을 선포한 한유총을 향해 “유아학습권을 보호하는 사립유치원들과 이미 대화를 시작했고 중장기 발전계획을 협의할 것”이라고 말해 한사협에 힘을 실어줬다. 한사협도 같은 날 보도자료를 내고 “우리는 예정대로 신학기를 시작하겠다”고 공조를 맞췄다. 한사협은 이날 오전에는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도 소통에 나선 상태다.

한유총이 개학 연기 철회를 밝혔음에도 서울시교육청이 사단법인 설립허가 취소를 진행할 방침이어서 사립유치원들을 위한 대표단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특히 전국에서 가장 많은 196개의 대형사립유치원이 있는 경기도의 이재정 교육감을 만난 한사협으로 경기도 사립유치원들이 소속을 대거 이동하면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다. 경기도에는 한유총 이덕선 이사장이 운영하는 유치원이 있고 전국에서 가장 많은 1031개 사립유치원과 196개 대형유치원이 있지만 이날 12시 기준 개학 연기에 동참한 사립유치원은 61곳에 불과했다.

한사협은 불필요하게 다른 단체들을 자극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해 말을 아끼고 있지만 집행부가 이번주 내로 한사협 경기도 지회장을 만나 향후 계획을 논의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사협 관계자는 “협의회라는 게 나를 대신해 정부와 이야기를 해달라는 건데 사단법인이 취소되면 정부와 대화도 할 수 없으니 영향력이 떨어지지 않겠나”라며 “설립된지 얼마 안 된 지회들이 있어 모든 시도교육감에게 면담요청 공문을 보내지 못했지만 곧 공문을 보내 교육감들과 대화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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