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올해 자율형사립고 재지정 평가 대상 13곳 가운데 8곳에 대한 지정취소를 예고한 가운데 내년 고교입시 지형의 변화가 예상된다. 입시업계에서는 이른바 강남 등 교육특구 집중화 현상과 재지정 통과 자사고 쏠림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서울시교육청은 9일 서울 소재 13개 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고 통과 기준점수(100점 만점에 70점)에 미달한 8곳에 대한 지정취소 절차를 밟는다고 밝혔다. 지정취소 예고 대상 학교는 Δ경희고 Δ배재고 Δ세화고 Δ숭문고 Δ신일고 Δ이대부고 Δ중앙고 Δ한대부고 등이다.
이번 재지정 평가 결과에 따라 지정취소 예고 대상 학교 지역 내 우수학생들의 엑소더스가 벌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지정취소 대상 자사고가 있는 지역에는 해당 자사고 외에 학생들이 선호하는 학교가 많지 않고 학생 수도 적다”며 “교육환경이나 내신 관리 문제, 불안한 자사고 지위 등을 감안한다면 결국 해당지역 우수학생들의 상당수가 교육특구 내 일반고 진학으로 선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중학교 3학년들은 원하는 일반고 진학을 하려면 오는 10월까지 해당 학교 거주지로 주소를 옮겨야 한다”며 “10월 이전 지정취소 대상 자사고 지역 중학교 3학년의 이탈률이 두드러질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이른바 강남 등 ‘교육특구’ 지위가 한층 더 공고해질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번 지정취소 예고 대상 학교 가운데 세화고(서초구 소재)를 제외한 나머지 7곳은 교육특구 외 지역 학교다.
그동안 상당수 자사고는 비(非)교육특구 소재 학교로 지정했다. 교육특구 쏠림현상을 완화하기 위한 취지였다. 하지만 이번 재지정 평가 결과로 반대 현상이 벌어질 것이라는 게 입시업계 전망이다.
재지정 평가를 통과한 자사고로 쏠리는 현상도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상도 나온다. 서울에서는 중동고·하나고·한가람고 등 5곳이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고 앞서 학생 선호 전국단위 모집 자사고인 광양제철고·김천고·민족사관고·포항제철고 등도 재지정된 바 있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재지정 평가에서 살아남은 학교 대부분은 공교롭게도 자사고 중에서 입시실적이 뛰어나 학생들이 선호하는 편”며 “향후 5년간 자사고 지위가 유지돼 불안감이 사라진 만큼 자사고 진학을 준비했던 학생들이 대거 쏠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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