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8곳 지정취소 위기]
올해 평가 전국 24곳중 11곳 탈락… 인천포스코고는 지위 유지
서울시교육청과 인천시교육청이 9일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재지정 평가 결과를 발표하면서 올해 예정된 전국 자사고 24곳의 재지정 평가가 일단락됐다. 24곳 중 46%인 11곳이 지정 취소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지정 취소 결정이 내려진 자사고는 서울 8곳을 비롯해 전북 상산고와 경기 안산동산고, 부산 해운대고다. 이날 발표된 인천포스코고는 자사고 지위를 유지하게 됐다.
자사고는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고 고교 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김대중 정부 시절인 2002년 도입됐다. 상산고 민족사관고 현대청운고 광양제철고 포항제철고 해운대고 등 6곳이 전국 단위 자립형사립고로 운영됐다. 이들 학교의 성과를 토대로 이명박 정부는 2010년 자율형사립고로 이름을 바꾸고 전국으로 대거 확대해 현재 42곳이 있다.
자사고는 정부 지원금을 일절 받지 않고 학교 재정을 학생 학비 등으로 자체 충당하기 때문에 일반고에 비해 비용은 3배가량 많이 들지만 학생과 학부모의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학생과 학부모가 바라는 교육 과정을 최대한 반영해 교과 과정을 짤 수 있어서다. 자사고가 가정의 사교육비 절감에 유리하다는 분석도 이런 이유에서 나온다. 다양한 과외 활동뿐 아니라 입시 교과에서도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어 사교육에 돈을 들일 필요성이 줄어든다는 얘기다.
교육부 장관이 동의해 지정 취소가 확정되면 지정 취소 결정을 받은 자사고는 일반고로 전환된다. 이렇게 되면 학교의 교육 과정 결정권이 대폭 축소될 수밖에 없다. 자사고와 학부모들이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것도 만족도 높은 차별적인 교과 과정과 프로그램을 더 이상 누릴 수 없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중에도 지정 취소 대상 자사고가 모두 일반고로 전환되면 고교 교육의 획일화가 두드러질 것이라고 우려하는 이들이 많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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