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자사고 8곳도 지위 유지 기대감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8월 29일 03시 00분


해운대고-안산동산고 가처분 인용


자율형사립고(자사고) 지정 취소 처분의 효력을 정지하는 법원의 결정으로 자사고들은 일단 향후 소송전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하게 됐다. 이에 따라 지정 취소된 서울 자사고 8곳에 대해서도 같은 결정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해당 학교들은 적어도 내년 신입생이 졸업할 때까지는 자사고 지위가 유지될 것으로 보고 있다. 행정소송 1심 결론이 어떻게 나든 학교나 교육청이 승복하지 않을 것이므로 대법원 판결이 나기까지 약 3년 동안은 교육부의 지정 취소 처분 효력이 정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 “학교 측 불이익 있으니 소송 지켜봐야”


법원은 지정 취소로 인해 학교와 학생들이 받을 불이익을 우려했다. 또 각 학교가 본안소송을 통해 관할 교육청과 다퉈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지법과 수원지법은 28일 “지정 취소 처분으로 신청인(학교)에게 생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를 예방해야 한다”며 “효력정지 요건인 ‘회복하기 어려운 손해’는 금전 보상이 불가능한 경우 내지는 행정처분을 받은 당사자가 참고 견디기가 곤란한 유형·무형의 손해”라고 밝혔다. 또 “집행정지로 인해 공공복리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우려가 없다”고 덧붙였다.

법원 가처분 결정의 효력은 학교 측이 제기한 행정소송이 대법원에서 확정 판결이 날 때까지다. 따라서 앞으로 약 3년간은 자사고 지위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황윤성 해운대고 학부모 비대위원장은 “적어도 내년 신입생이 졸업할 때까지는 문제없다고 홍보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의 유일한 자사고인 해운대고는 당장 일반고로 전환될 뻔했지만 다시 학생들의 지원서를 받아 면접을 거쳐 학생을 뽑을 수 있게 됐다. 안산동산고는 곧바로 홈페이지에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함에 따라 2020학년도 신입생 선발은 작년과 동일하게 자사고 전형으로 진행된다’는 공지를 띄웠다.

교육부는 설명자료를 내고 “학생, 학부모의 혼란이 없도록 후속조치(입학전형 기본계획 승인)를 신속하게 처리해주도록 교육청에 협조 요청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서울 자사고도 ‘가처분 인용’ 기대감


서울 자사고 8곳(경희고 배재고 세화고 숭문고 신일고 중앙고 이화여대부고 한양대부고)은 기대감을 표시했다. 같은 내용으로 가처분 신청을 제기한 만큼 법원이 다르게 판단하지 않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서울 자사고에 대한 법원의 집행정지 심문은 23일부터 진행돼 29일 두 곳(중앙고 이화여대부고)만 남겨둔 상태다.

서울 자사고교장연합회 임원들은 28일 오후 회의를 열었다. A자사고 교장은 “굉장히 힘을 받았다. 해운대고는 지정 취소된 자사고 10곳 중 점수가 낮은 축에 속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운대고는 부산시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서 54.5점으로 커트라인(70점)에 크게 못 미치는 점수를 받았다. B자사고 교장은 “29일 심문에서 ‘일반고로 전환되면 학생의 대거 이탈로 학교 유지가 어렵다’는 근거 등을 제시하면서 예상되는 피해를 적극적으로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사고교장연합회는 간단한 입장문을 통해 서울 자사고에 대해서도 법원이 지정 취소 효력을 정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김철경 회장(대광고 교장)은 “서울행정법원이 가처분 인용 결정을 하면 즉시 기자회견을 열겠다. 본안 소송도 자사고가 승소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 자사고 8곳은 다음 달에 합동설명회를 먼저 개최하고 학교별로 입학설명회를 진행할 방침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최근 모든 중학교에 공문을 보내 ‘8개 자사고는 지정이 취소됐으니 진학 지도 시 혼란이 없게 해 달라’고 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서울 자사고연합회 관계자는 “중학교들이 자사고에 입시설명회를 해달라고 많이 요청하는데 교육청 공문 때문에 8곳은 계획한 설명회를 취소한 경우가 많았다”며 “학생 모집이 어려울 것에 대비해 함께 설명회를 크게 열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yena@donga.com·김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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