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7일 오후 수서발 고속철도(KTX)의 사업면허를 발급해 국내에도 ‘철도 경쟁체제’가 도입됐다. 철도파업의 단초가 된 수서발 KTX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자회사로 출범해 코레일과 경쟁을 벌이게 된 것이다.
이에 대해 철도노조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은 강하게 반발하며 28일 총파업 강행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코레일은 27일 밤 12시까지 복귀하지 않은 파업 참여 코레일 직원들에게 파면, 해임 등 중징계를 내릴 방침이어서 대량 징계 가능성이 높아졌다.
서승환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 파업 19일째인 2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내에 철도 경쟁시대를 여는 수서발 KTX 운영 면허를 오늘 발급했다”며 “코레일의 막대한 적자를 언제까지나 국민의 혈세로 돌릴 수 없는 상황에서 공공부문 내의 경쟁 도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서 장관은 또 “코레일과 수서발 KTX 운영회사가 요금 경쟁을 하면 요금이 내려가고, 서비스가 향상되며 철도 적자구조도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 당국자는 “수서고속철도는 코레일 지분 41%와 공공자금 59%를 재원으로 설립된다”며 “민간에 지분을 매각하면 면허를 취소하도록 하는 등 공공성을 강화했다”라고 말했다.
민노총은 이날 성명을 통해 “애초에 노조와 국민의 목소리를 들을 생각조차 없었다는 방증”이라며 “오늘의 폭거는 박근혜 정권의 독재적 성격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으로 28일 1차 총파업 후 내년 2월 25일까지 범국민적 항쟁으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최연혜 코레일 사장은 27일 오전 9시 서울 용산구 동자동 코레일 서울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파업에 가담하는 직원들은 오늘 밤 12시까지 복귀해 달라. 돌아오지 않는 직원은 복귀 의사가 없는 것으로 간주하고 조치할 것”이라며 중징계 방침을 밝혔다.
하지만 27일 오후 10시 기준 철도노조의 파업 참여자는 7514명(36.7%)으로 복귀자 수는 하루 전보다 150여 명 줄어드는 데 그쳐 대량 징계가 불가피해졌다. 코레일은 이날 철도파업에 따른 손해배상을 받기 위해 서울서부지법에 예금, 채권, 부동산 등 철도노조 소유의 116억 원 상당 재산에 대해 가압류도 신청했다.
한편 코레일은 30일부터 주중 하루 200편성이 운행되던 KTX를 114편성(56.9%)만 가동하기로 했다. 수도권 전철 운행률도 평상시 대비
72.2%로 감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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