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우선이다]제1야당 민주, 수배자 피신처 자처… 통진 오병윤 “朴대통령 끌어낼까요”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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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설득 이렇게]
파업-시위 부추기는 야권
대안 제시하기보다 거리정치 집중… 문재인 “철도 민영화 길 열려” 주장

손잡은 민주-철도노조 민주당 의원들이 철도노조 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중구 민노총을 방문해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손을 맞잡으며 ‘철도민영화 반대’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신계륜 의원, 설훈 의원, 김 위원장, 우원식 최고위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손잡은 민주-철도노조 민주당 의원들이 철도노조 파업 21일째인 29일 오전 서울 중구 민노총을 방문해 김명환 철도노조위원장(오른쪽 두 번째)과 손을 맞잡으며 ‘철도민영화 반대’를 다짐하고 있다. 왼쪽부터 환경노동위원회 위원장 신계륜 의원, 설훈 의원, 김 위원장, 우원식 최고위원.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주말인 28일 오후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민주노총의 ‘철도민영화 반대’ 총파업 결의대회에서 야당 의원들은 철도 파업과는 무관한 정치성 발언을 이어갔다.

정부가 정당해산심판을 청구한 통합진보당의 오병윤 원내대표는 연단에 올라 박근혜 대통령을 지칭하며 “그냥 놔둘까요, 끌어낼까요?”라며 막말성 발언을 했다. 참석자들은 “끌어내립시다!”라고 외쳤다. 정의당 박원석 의원은 “이 정부는 정당성도 없고 정상적이지도 않다. 함께 싸워서 정부를 굴복시키자”고 했다. 민주당은 당 차원에서 의원들이 참석하진 않았지만 철도 파업이 시작된 이후 진지하게 해법을 제시한 적은 없었다.

사회적 현안이 불거질 때마다 야당이 공당(公黨)이 아니라 길거리 시민단체 같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게 문제라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국회 안에서 토론과 숙의를 통해 해법이나 대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걸핏하면 길거리로 나오는 것은 정상적인 정당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특히 127석의 의석을 갖고 있고,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에서 10년의 국정 운영 경험을 갖춘 제1야당 민주당이 시민운동 하듯이 행동하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민주당은 이번 철도노조 파업 사태만 해도 체포영장이 발부된 철도노조 최은철 사무처장 등이 민주당사로 몸을 피하자 “당사에 들어온 이상 거리로 내몰 수는 없다”고 밝혔다. 철도노조의 피신처를 자처하고 나선 것이다. 설훈 의원 등 몇몇 의원은 28일 최 처장 등을 면담해 “절대 신변은 걱정하지 말라”는 격려까지 했다.

몇몇 의원은 ‘국민의 발’을 볼모로 전개하고 있는 파업 사태를 해결하는 데 주력하기보다는 오히려 파업을 부추기는 모습을 보여준다. 김광진 의원은 민주노총 본부에서 허탕을 친 경찰이 철수 도중 커피믹스 두 박스 등을 반출하려 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경찰청장 측에 택배를 보내 공권력을 조롱했다. 트위터에 “경찰청장님 커피믹스 택배로 보내드립니다. 애들 먹을 것 좀 잘 챙기시죠…”라고 쓰고 경찰청장 앞으로 보내는 커피믹스 사진을 실은 것.

2003년 6월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시절 철도 파업이 발생하자 2시간여 만에 경찰력을 투입해 해산시켰던 문재인 의원도 정부에 연일 맹공을 가하고 있다. 그는 27일 부산에서 열린 대선 회고록 ‘1219 끝이 시작이다’ 북콘서트에서 “박근혜 정부가 사실상 민영화의 길을 열어놓았다”고 주장했다. “현 정부에서 민영화는 없겠지만 정권이 바뀌고 KTX 수서발 자회사 주식을 민간에 양도하면 곧바로 민영화가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대통령은 물론이고 국무총리, 국토교통부 장관, 코레일 사장까지 모두 “민영화가 아니다”라고 밝히고 있지만 제1야당의 대선후보였고, 민정수석까지 지낸 문 의원이 선동 대열의 맨 앞에 서 있는 모양새다.

김윤태 고려대 교수(사회학)는 “철도 파업이든 뭐든 첨예한 현안들은 국회 상임위원회 등 국회란 틀 안에서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올 초 구성됐던 민주당 정치혁신위에서 활동한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는 “국민과 사회적 약자가 힘들어하는 사안에 대해 구체적 대안을 제시해야만 국민이 신뢰할 수 있다. 그것이 수권으로 가는 길”이라고 조언했다.

민동용 mindy@donga.com·황승택 기자
#야당#민주당#통합진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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