使 “대규모 징계-손배소”… 勞 “수서KTX 끝까지 무효소송”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2월 3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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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철회/남아있는 불씨들]
코레일 노사갈등 소지 여전

“오늘 오전 11시까지 현장 복귀”… 입 앙다문 철도노조 위원장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중구 정동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오른쪽),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왼쪽)과 함께 ‘철도노조 파업 중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파업을 통해 ‘민영화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노조원들은 31일 오전 11시까지 업무 현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오늘 오전 11시까지 현장 복귀”… 입 앙다문 철도노조 위원장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가운데)이 30일 서울 중구 정동 민노총 대회의실에서 신승철 민노총 위원장(오른쪽), 이상무 공공운수노조연맹 위원장(왼쪽)과 함께 ‘철도노조 파업 중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파업을 통해 ‘민영화는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다”며 “노조원들은 31일 오전 11시까지 업무 현장으로 복귀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철도노조가 파업을 철회했지만 코레일이 노조원들에게 대규모 징계를 내리고 손해배상을 요구할 방침인 데다 민노총도 다음 달 총파업을 결의한 상황이어서 철도 노사 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더구나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 면허 발급 취소 소송을 계속 진행한다고 발표해 상황에 따라서는 노조가 재파업에 돌입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철도노조는 정치권 중재로 파업을 철회키로 한 만큼 코레일이 파업 참가 노조원 징계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코레일 측은 “불법 파업에 참여하며 무단결근을 20일 넘게 계속한 만큼 파업 참가자들에 대한 중징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미 코레일은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염두에 두고 철도노조 집행부 490명을 1차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2009년 8일간의 철도파업 당시에는 파면 20명, 해임 149명을 포함해 1만1588명에게 무더기 징계를 내렸다. 한 코레일 관계자는 “이번에는 파업 기간이 훨씬 길어 징계 수위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가 이번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으로 인정한 만큼 코레일이 노조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또 다른 불씨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법원이 이미 과거 철도노조 파업의 불법성을 인정하고 이에 따른 손해를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린 바 있어 법원이 이번 파업에 대해 어떤 판단을 내릴지 관심이 쏠린다.

코레일은 이미 이달 19일 김명환 위원장 등 철도노조 집행부 186명에 대해 77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서울서부지법에 냈다. 이는 파업이 시작된 9일부터 16일까지 8일간 영업 손실과 인건비, 기물파손 비용을 코레일이 산출한 금액으로 소송 제기 이후에도 더 파업이 이어진 만큼 손해배상 청구액 역시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법원은 노조의 불법 파업에 따른 회사의 손해에 대해 노조의 책임을 엄격히 물어 배상 책임까지 인정하는 판결을 잇달아 내리고 있다. 울산지법 민사합의5부(부장판사 김원수)는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을 25일간 점거했던 현대차 하청 노조에 90억 원을 사측에 배상하라는 판결을 이달 19일 내렸다.

코레일은 2006년과 2009년 노조가 파업을 벌이자 각각 100억 원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2006년 1차 소송에서 대법원은 노조가 코레일에 69억9000만 원(이자 포함 약 103억 원)을 배상하라는 확정 판결을 내렸고 2009년에 제기한 2차 소송은 내년 1월경 1심 판결이 내려질 예정이다.

수서발 KTX 운영사 설립을 비롯해 정부의 철도 경쟁체제 도입이 본격화되면 철도노조가 재파업에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 철도노조는 이날 “파업을 끝내더라도 수서발 KTX 면허 발급에 대해서는 끝까지 무효 소송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정부는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면허를 발급한 만큼 운영사는 이미 설립됐다”고 맞서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내 철도산업 발전 소위원회(철도소위) 구성이 파업을 철회하는 직접적인 계기가 됐지만 철도소위가 정부와 철도 노조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당장 철도소위를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철도소위는 철도 운영체계 개편방안 등을 포함한 철도산업 중장기 발전방안 등을 의제로 다룬다. 김무성 새누리당 의원은 “철도소위에서는 (철도산업 발전을 위한) 모든 것을 다 거론할 수 있지만 민영화는 이미 정부에서 하지 않겠다고 국민에게 공표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노조는 철도소위가 ‘민영화 반대 소위’라고 규정하고 있다.

민노총도 강경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 민노총은 “철도 파업 철회와 관계없이 다음 달 9일 총파업을 결의했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1주년이 되는 2014년 2월 25일 빈민층, 농민까지 참가하는 ‘국민파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철도 파업 철회로 민노총의 파업 동력은 약화될 것으로 보이지만 노정 관계가 가까운 시일 내 회복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민노총은 이미 중앙노동위원회를 비롯한 모든 정부 위원회에 참가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한국노총도 노사정위원회를 비롯한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겠다는 방침이다.

조종엽 jjj@donga.com / 세종=박재명 / 유성열 기자
#코레일#노사갈등#철도파업#철도 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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