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가 파업 예고했지만… 목적 달라 사측 예측못해 피해 막대, 2009년 철도파업은 업무방해죄”

  • 동아일보
  • 입력 2014년 8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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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무죄’ 원심깨고 환송
“단체교섭 대상 아닌 구조조정 저지用… 코레일 미처 대비할 틈도 없었다”

2009년 정부의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정원 감축 계획에 반발해 열차 운행을 중단시킨 전국철도노동조합의 파업은 사업자가 미처 대비할 틈도 없이 막대한 지장을 미쳤기 때문에 업무방해죄에 해당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에 따라 지난해 말 수서발 고속철도(KTX) 운영업체 설립에 반대해 22일간 파업을 해 같은 혐의로 기소된 김명환 철도노조 위원장 등 간부들 역시 ‘파업의 예상 가능성’이 인정되는지 여부로 유무죄가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 3부(주심 이인복 대법관)는 코레일의 운송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로 기소된 철도노조 조합원 이모 씨(54) 등 22명의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유죄 취지로 대전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7일 밝혔다.

철도노조는 2009년 정부가 코레일 정원 5000명 감축 등 ‘공기업 선진화 방안’을 발표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같은 해 5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파업을 했다. 원심은 열차 운행 중단으로 인한 손해는 공익사업장 자체의 성격 때문이라며 무죄를 선고했다.

그러나 상고심 재판부는 코레일 측이 노조의 파업 강행을 예상할 수 없어 중대한 피해를 초래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11월 전국단위 파업은 공공기관 선진화 정책 반대 등 단체교섭 대상이 될 수 없는 구조조정을 저지하는 게 주된 목적이었다. 파업하기 직전까지 단체교섭이 완전히 결렬될 만한 상황도 아니어서 사업 운영에 막대한 손해를 끼쳤다”고 판단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2011년 ‘사용자가 사업을 계속할 수 없을 정도의 전격적인 파업이어야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고 밝힌 판례에 따른 것이다.

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코레일#철도노조#구조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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