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2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한 후 처음 맞이한 주말 동안 전국 주요 대학의 수시 일정이 진행되면서 수험생들의 불편이 컸다.
24일 국토교통부는 철도노조 파업 5일째인 이날 평시 대비 전체 열차의 80.9%가 운행 중이라고 밝혔다. 열차 종류별로는 △KTX 76.9% △일반열차 66.7% △화물열차 34.2% △수도권 전철 89.3% 수준이다. 파업 참가율은 31.0%(출근 대상자 2만8273명 중 8777명)로 조사됐다.
철도노조 파업이 주말까지 이어지면서 곳곳에서 승객들이 불편을 겪어야 했다. 특히 주말부터 전국 주요 대학의 수시 면접과 논술시험이 본격 진행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피해가 컸다. 수험생들은 일부 노선의 열차 운행이 중단됨에 따라 열차 대신 고속버스나 자가용을 이용해 대학으로 이동했다. 시험 전날 와서 대학과 가까운 숙박업소에 머문 수험생도 많았다.
23일 서울역에서 만난 학부모 이자영 씨(45·여)는 “천안아산역에서 서울역까지 고속열차(KTX)로 30분이면 오는데 철도노조 파업 때문에 불안해서 하루 전날 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학교 근처 숙소를 구하는 데도 애를 먹었다. 대전에 사는 권기범 군(18)은 “22일 서울대 면접이 있었는데 파업으로 열차 표를 구하지 못할까 봐 걱정돼 21일 저녁에 서울대 인근 숙박업소에서 부모님과 함께 묵었다”며 “대학 주변 숙소들은 이미 거의 다 차서 서울에 사는 누나가 겨우 남은 방 하나를 잡아 줬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상경한 정모 양(18)은 “KTX를 타면 2시간 반이면 오는데 표가 없어 버스를 타고 5시간 넘게 걸려서 왔다”고 말했다.
기차 대신 비행기 등을 타고 가야 하는 경우는 교통비 부담도 크다. 울산에서 한국외국어대 논술시험을 치르기 위해 상경한 박모 양(19)은 “비행기는 왕복 20만 원 정도여서 10만 원가량인 KTX의 2배 수준”이라고 말했다.
열차 운행이 줄어들면서 표를 구하지 못한 시민들의 불편도 속출했다. 나모 씨(56)는 “딸을 보려고 논산에 자주 가는데 2시간 뒤의 KTX까지 매진돼 새마을호 입석을 알아보고 있다”며 “배차 간격이 너무 커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의중앙선 등 지하철 감축 운행에 따른 불편도 컸다.
철도노조는 총파업 4일째인 23일 사측에 협상 재개를 요청하고 이날 오후 7시부터 1시간가량 본교섭에 들어가 다음 날 오전 3시까지 실무 집중 교섭을 벌였다. 24일 오후 4시부터 재개된 협상은 늦은 밤까지 이어졌지만 양측의 입장이 좁혀지지 않아 난항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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