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쟁본부 공동대표 박석운씨, 세월호-사드 반정부시위 주도
김영호 대표-조직팀장도 통진 출신
유족-본부 “부검 절대 응할수 없다” 실제 실시까진 상당한 시간 걸릴듯
지난해 11월 시위 도중 경찰의 물대포를 맞고 쓰러져 25일 끝내 숨진 백남기 씨(69)의 시신 부검을 놓고 유족과 갈등을 빚고 있는 경찰이 28일 법원의 부검영장이 발부되자 유족 측에 공문을 보내 협의를 요청했다.
유족은 대화를 거부하지는 않겠지만 “부검에는 절대 응할 수 없다”며 완강한 태도를 고수해 영장 집행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는 백 씨의 사망에 대해 이렇다 할 사과도 없이 부검을 요구하는 경찰의 태도도 악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은 영장을 강제집행하지 않고 설득을 통해 최대한 동의를 이끌어 내겠다는 계획이다.
유족뿐 아니라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및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도 적극 나서 백 씨의 시신 부검에 반대하고 있어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더욱이 투쟁본부에는 위헌정당 해산 결정으로 해산된 통합진보당의 간부, 반정부 시위 전문가까지 가담해 핵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경찰 등에 따르면 투쟁본부 공동대표인 김영호 전국농민총연맹 의장, 조직팀장을 맡고 있는 이종문 한국진보연대 대외협력위원장은 통진당 간부 출신이다. 옛 통진당 출신이 대거 옮겨가 ‘제2의 통진당’이라는 평가를 받는 민중연합당 지도부도 투쟁본부에 참여하고 있다. 또 투쟁본부 공동대표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는 세월호,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국가정보원 댓글 의혹 등 반정부 집회 때마다 시위를 주도했던 인물이다.
백 씨를 조문하기 위해 충북 충주에서 왔다는 이모 씨(37)는 “어떻게 해서 비극이 일어났는지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하겠지만 외부 세력이 백 씨의 죽음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은 없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투쟁본부 관계자는 “우리가 최고로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유가족의 뜻”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는 이어 “백 씨가 경찰의 물대포 직사(直射) 때문에 결국 숨졌다는 게 명백한데 가해자(경찰)를 수사해야 할 검찰이 경찰과 함께 고인을 부검하겠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박남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9일 경찰청사에서 열릴 예정이던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의 경찰청 국정감사가 파행되자 자유발언을 통해 “경찰이 경고살수(撒水)도 없이 처음부터 직사살수만 7차례 했다”며 당시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공개했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박 의원의 주장과 달리 시위 당시 물대포를 쏜 차량의 CCTV를 보면 4초간 경고살수한 사실이 확인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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