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감소 추정 시점이 기존 추정치보다 앞당겨짐에 따라 국민연금, 건강보험 재정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됐다. 보험료를 낼 사람이 줄면서 재정 고갈 예상 시기가 앞당겨지고, 보험료를 올리거나 수급 연령을 높이는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통계청은 28일 ‘장래인구 특별추계‘를 내놓으면서 새 인구추계 자료가 사회보장성 보험의 중장기 계획을 수립할 때 기초 자료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정 계획을 새로 짜야 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김진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인구가 줄면 경제성장과 소비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복지나 연금 등 재정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국민연금종합운영계획안에 따르면 약 40년 뒤 미래 세대는 소득의 3분의 1가량을 국민연금 보험료로 내야 한다. 이 계획안을 짤 때만 해도 예상 합계출산율은 1.05명이었다. 하지만 통계청은 장래인구 특별추계에서 올해 합계출산율이 최저 0.87명으로 떨어지는 등 ‘0명대’ 출산율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정부는 지난해 국민연금 재정추계 결과 기금이 2057년 고갈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 예상보다 3년 빠른 것이지만 출산율 0명대가 계속되면 재정 고갈 시점이 더 앞당겨질 수 있다.
지난해 8년 만에 적자로 돌아선 건강보험 재정도 문제다. 건강보험은 보장성 항목이 늘어나고 매년 노인 의료비가 급증하며 2026년 적립금이 바닥을 드러낼 것으로 예측됐다. 보험급여는 2017년 55조5000억 원에서 지난해 60조6000억 원으로 매년 크게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정 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노인 인구 기준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노인 복지 지급 시점을 현재 65세에서 늘려 재정 부담을 덜자는 것이다. 지금의 노인 기준은 1964년 노인복지법에 따라 만든 것인 만큼 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1월 서울시가 65세 이상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한 ‘2018년 서울시 노인실태조사’에 따르면 고령자가 생각하는 노인 연령은 72.5세였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올 초 한 강연에서 “노인 연령 기준을 70세로 단계적으로 높이는 방안에 대한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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