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OECD 17개국 비교 분석
기금 조성에 금전적 기여 없이 운용위에 직접 영향력 행사 ‘유일’
“개입 대신 전문가에 운용 맡겨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한국이 공적연금 운용에 대한 정부 개입 수준이 가장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20일 OECD 회원국 중 한국은 정부가 기금 조성에 금전적으로 기여하지 않으면서 기금운용위원회에 직접 영향력을 행사하고, 기금으로 보유한 주식 의결권을 정부 영향력하에 있는 기금운용위원회를 통해 직접 행사하는 유일한 국가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이번 분석은 폴란드 핀란드 프랑스 일본 뉴질랜드 스웨덴 등 17개 국가의 공적연금 지배 구조와 의결권 행사 방식을 비교한 결과다.
한국의 국민연금 기금은 정부의 금전적 기여 없이 근로자와 사용자가 각각 50%씩 부담한다. 조사 대상 공적연금기금 가운데 정부가 기금 조성에 참여하는 국가는 8개국이다. 룩셈부르크는 정부, 근로자, 사용자가 각각 8%를 부담한다. 뉴질랜드는 정부가 연간 20억 달러(약 2조4000억 원)를 기금으로 조성하고, 폴란드와 아일랜드는 국가 자산의 민영화 자금 중 일부를 기금에 넣는다.
현직 장관이 공적연금기금 운용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기금운용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했다. 폴란드 핀란드 프랑스는 노사정 3자 대표로 기금운용위원회를 구성해 운영한다. 멕시코나 칠레는 아예 민간기업에 운용을 맡겼다.
공적연금이 국내 기업 주식 투자로 발생하는 보유 주식 의결권을 직접 행사하는 경우도 한국이 사실상 유일했다. 일본 폴란드 스웨덴 프랑스 핀란드 등은 국내 기업 경영에 공적연금이 간섭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의결권 행사를 외부 전문기관에 위탁한다.
유환익 한경연 혁신성장실장은 “미래 노후소득 보장을 위해 가입자의 보험료로 기금이 조성되는 만큼 정부의 불필요한 개입을 막고 전문가에게 기금 운용을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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