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 국정감사에서 여야 의원들은 공공기관의 채용비리 실태를 집중 추궁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진 채용비리 의혹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진 가운데 여당 쪽에선 전임 정부에서 벌어진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면서 맞불을 놓는 양상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임이자 의원은 한국기술자격검정원 직원이었다가 흡수·통합 돼 산업인력공단 정규직으로 고용 된 직원 68명 가운데 6명이 전·현직 임원 친·인척이라는 사실을 공개했다. 이 중 일부는 공고 절차도 없이 채용 된 뒤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전환 된 것으로 나타났다.
임 의원은 “기술자격검정원이 산업인력공단으로 흡수통합 되면서 68명이 정규직으로 넘어갔다”며 “이 가운데 직원 친인척이 6명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그 전에 기술자격검정원은 아주 엉터리로 인력 채용을 했는데 비정규직은 아예 공고도 실시하지 않고 ‘너 들어와’ 하는 식으로 채용한 게 32건이나 된다”며 “채용을 추천한 사람이 면접위원으로 들어가서 뽑은 사람도 많이 있었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그러면서 “고용노동부가 실태 파악을 해 공단에 문제가 된 사람들을 채용에서 배제하라고 했는데 3개월이 지난 시점에도 왜 배제시키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고 있는 것이냐”라고 따져 물었다.
이에 김동만 산업인력공단 이사장은 “6명중 한 명은 공채로 정식으로 들어왔다”며 “어쨌든 이런 문제를 포함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드린다. 감사원에서 1차 감사가 있었고, 지금 울산경찰서에서 전체 인원에 대해 수사하고 있다”고 답했다.
임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비정규직을 정규직화 하는 과정에서 드러나는 내용을 봤을 때 고용세습, 채용비리 문제가 사회적 공분과 청년들에게 절망을 주고 있다”며 “이 시간에도 노량진 쪽방에서 공공기관에 들어가겠다며 공부하는 청년들에게 미안하지 않느냐”라고 언성을 높였다.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도 기술자격검정원의 부실 채용 문제를 질타했다.
설 의원은 “기술자격검정원 설립 이후 84회 채용을 했는데 공고미실시가 32건이나 되고 15건은 부정 선발이 적발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난 7월 고용노동부가 공단에 기술자격 채용시 채용비리자를 채용과정에서 배제하라는 주문을 했는데 공단이 따르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김동만 이사장은 “채용비리 의심은 있는데 법적으로 물을 수 있는 내용들은 부족했다”며 “고용노동부에서 울산경찰서에 수사 요청을 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오면 책임을 묻는 것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설 의원은 “이런 사람들이 정규직으로 재고용되면서 청년들이 고용될 기회가 박탈되는 것 아니겠느냐”라면서 “청년들의 박탈감이 얼마나 크겠느냐”라고 질타했다.
전 정부에서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이기권 전 장관과 관련된 채용비리 의혹도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의원은 이기권 전 고용노동부 장관 사위가 고용노동부 산하 기관인 한국기술교육대학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 경력 없이 경력직에 채용된 후 정규직 전환됐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한 의원은 “한국기술교육대학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은 2015년 NCS(국가직무능력표준) 기반 전문직 채용 공고를 냈다”며 “NCS에 기반해 처음 이뤄진 채용이기에 본인이 어떤 직무에 준비가 돼 있는지 면접을 봐서 채용하는 것이었다”고 밝혔다.
이어 “서류만 보고 면접해서 채용이 됐는데 여기에 장관 사위가 포함 돼 있었다”며 “학력 제한은 없지만 해당 업무가 법무, 기획, 예산, 회계 관리였기에 해당 업무에 대해 경력이 있거나 해당 업무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당시 장관 사위의 인사기록 카드를 보면 해당 경력이 전무하고 심지어 수업과 관련해 수강한 내역도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또 “장관 사위의 학부 전공은 컴퓨터공학이었음에도 그냥 면접봐서 합격이 됐다”며 “합격되고 나서 직업능력심사평가원이 개원하고 그해 기간제였던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절차에 들어가면서 사위는 채용된 다음해에 정규직으로 전환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의혹이 있어서 직업능력심사평가원에 채용 관련 심사 서류를 제출해 달라고 했는데 다른 것은 다 있는데 심사위원이 평가한 것만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했다.
이에 김기영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총장은 “제가 직접 면접한 게 아니기 때문에 상세한 건 말씀 드릴 수 없지만 서류가 검찰에서 수사하면서 분실된 것으로 보고 받았다”고 답했다.
김학용 환경노동위원장(자유한국당)은 “이렇게 많은 부정과 비리가 아직도 잔존하고 있는 것은 소위 말하는 ‘끼리 끼리 문화’와 ‘솜방망이 처벌’에 기인하는 바가 크다”며 “시간만 떼우는 기관장은 대한민국을 위해 필요하지 않다. 사명감을 가지고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