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9시30분…2년간 양승태 사법부 행정처장
강제징용 재판지연·BH 관심사건 보고 등 혐의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당시 법원 최고위층으로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 지연에 개입한 의혹 등을 받는 박병대 전 대법관(61·사법연수원 12기)을 19일 소환한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당일 오전 9시30분 당시 법원행정처장이었던 박 전 대법관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에 대해 조사할 예정이다.
박 전 대법관은 지난 2011년 6월 대법관 자리에 오른 뒤 지난해 6월 퇴임했다. 재임 기간 중 양승태 사법부의 각종 사법농단 의혹이 집중됐던 2014년 2월부터 2016년 2월까지 2년간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했다.
검찰은 박 전 대법관이 전임 법원행정처장에 이어 김기춘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의 공관에서 외교부 등과 함께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민사소송과 관련해 재판 지연 및 전원합의체 회부, 판결 방향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통합진보당 해산 결정 후 지방·국회의원들이 제기한 지위확인 소송 등에 개입하고, 헌법재판소 파견 판사를 통해 탄핵심판 등 헌재의 평의 내용 등 내부 기밀을 빼돌리고, 법원 공보관실 운영비를 유용해 비자금을 조성하는데 관여한 것으로도 의심하고 있다.
이 밖에 Δ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법외노조 사건 관련 행정처의 고용노동부 재항고 이유서 대필 Δ법관 비리수사 축소·은폐 위한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 내란음모 상고심 기일 조율 Δ비선 의료진 특허소송 등 박근혜 청와대 관심사건 재판정보 유출 등에도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지난 14일 사법농단 의혹의 핵심인물로 꼽혀온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59·16기)을 구속기소하며 공소장에도 박 전 대법관을 비롯, 차한성(64·7기)·고영한(63·11기) 전 대법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70·2기)을 공모관계로 적시했다.
검찰은 지난 7일 행정처에서 박 전 대법관의 전임으로 근무한 차 전 대법관을 비공개 소환조사한 바 있다. 검찰 조사에서 차 전 대법관은 강제징용 소송 지연과 관련해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과의 공관 회동 등 사실관계 전반을 인정, 청와대 요청으로 이루어진 것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또 지난 9일에는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의 상고심 주심을 맡았던 민일영 전 대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었다. 검찰은 민 전 대법관에게 원세훈 사건 관련 청와대의 요구사항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재판에 반영됐는지 등을 물어본 것으로 전해졌다.
차 전 대법관을 시작으로 윗선 규명에 나선 검찰은 박 전 대법관에 이어 고영한 전 대법관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전 대법관들에 대한 조사를 마치면 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에 있는 양 전 대법원장도 연내 검찰 조사를 받게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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