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한 前대법관측 “충분히 반론”…4시간 영장심사 끝, 구치소 대기

혐의 소명·입증 공방치열…늦은 밤 구속 판가름
발부시 즉시 수감…먼저 출석 박병대 아직 심사중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이 6일 오전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심문)에 출석하고 있다. 2018.12.6/뉴스1 © News1

사법행정권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고영한 전 대법관(63·사법연수원 11기)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이 4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6일 오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고 전 대법관의 영장심사를 진행해 오후 2시8분쯤 심사를 마쳤다. 오전 10시17분쯤 출석한 뒤 4시간여 만이다.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등 실무진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 간 연결고리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한 검찰에 맞서 고 전 대법관 측은 직권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혐의를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PPT 자료도 준비해 혐의입증에 총력을 기울였다.

고 전 대법관의 영장청구서에는 20여가지 혐의가 108쪽에 걸쳐 기재됐다. 법정에 출석한 검사들과 고 전 대법관 양측은 점심식사도 거른 채 치열한 공방을 주고받았다.

혐의소명을 마치고 나온 고 전 대법관은 곧바로 서울구치소로 이동했다. 그는 출석 때와 마찬가지로 ‘블랙리스트와 사법농단 의혹을 어떻게 소명했나’ ‘후배들이 자발적으로 했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느냐’ 등 질문에 답하지 않고 차에 올랐다.

임 부장판사가 구속영장을 발부하면 고 전 대법관은 대기중이던 서울구치소에 그대로 수감되고 영장이 기각되면 귀가한다. 영장심사 결과는 이날 늦은밤 또는 7일 새벽쯤 판가름날 전망이다.

고 전 대법관 측 변호인은 “전직 대법관이 구속되는 모습으로 국민들께 상처를 주고 믿음과 희망이 꺾이는 일이 정말 없었으면 한다”며 “충분히 잘 반론을 했고 잘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사법농단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3일 고 전 대법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을 구속기소하면서 고 전 대법관을 공범으로 적시했다.

고 전 대법관은 2016년 2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법원행정처장으로 근무하던 시절 사법행정권 남용에 광범위하게 개입한 혐의를 받는다. 부산 법조비리 사건 무마와 전교조 법외노조 재판개입 등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다.

고 전 대법관은 검찰 소환조사 때 일부 사실관계가 명확한 부분은 인정하면서도 재판개입 등 혐의에 대해선 완강히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평판사들의 진술과 상당 부분 말이 엇갈리자 재차 실무진을 불러 조사, 확인하는 절차를 진행하며 혐의사실을 다듬어 왔다.

같은 시각 바로 옆 법정에서는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고 전 대법관보다 조금 일찍 출석한 박병대(61·사법연수원 12기) 전 대법관의 구속 영장심사 아직 진행 중이다.

박 전 대법관은 Δ일제강제징용 소송 Δ원세훈 전 국정원장 댓글사건 Δ통진당 소송 Δ전교조 법외노조 재판개입 등 30여가지 혐의를 받고 있다. 박 전 대법관은 고 전 대법관 보다 혐의 가지수가 10여가지 더 많고 영장청구서도 158쪽에 달한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