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책임지는 게 마땅” 입장표명…검찰, 조사 돌입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1일 09시 00분


‘사법농단’ 의혹 사건의 정점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11일 검찰 출석 전 대법원 정문 앞에서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라며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대국민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 당시 입장에 대해서는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이 공개 석상에 서는 것은 지난해 6월 기자회견 이후 처음이다. 그는 당시 “재판에 부당하게 간섭한 바 없고 법관에게 불이익을 준 적 없다”며 모든 의혹을 부인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서초동 대법원 정문 앞에서 “무엇보다 먼저 제 재임 기간에 일어났던 일로 인해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드린데 대해 진심으로 송구스러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일로 인해 법관들이 많은 상처를 받고 여러 사람들이 수사당국에서 수사를 받은 데 대해 참으로 참담한 마음”이라며 “이 모든 것이 제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다만 이 자리를 비롯해 국민 여러분에게 부디 법관들을 믿어주실 것을 간절히 호소하고 싶다”며 “절대 다수의 법관들은 국민 여러분에게 헌신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성실하게 봉직하고 있음을 굽어 살펴주시길 바란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 사건에 관련된 여러 법관들도 각자의 직분 수행과정에서 적어도 법과 양심에 반하는 일은 하지 않았다고 하고 저는 그 말을 믿고 있다”며 “자세한 사실관계는 조사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가감없이 답변하고 오해를 풀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쪼록 편견이나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이 사건이 조명되길 바랄 뿐”이라며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 이 사건이 안타깝지만 앞으로 사법발전과 나라가 발전하는 전화위복의 한 계기가 됐으면 바라는 마음”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 기자회견 당시 밝혔던 입장에 대해 묻는 기자들 질문에는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답했다. 당시 재판거래 등 모든 의혹을 부인한 입장을 고수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검찰에서 관련 증거들이 나오고 있는데 같은 입장인지’ 묻는 질문에도 “선입견을 갖지 마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법원 앞 기자회견이 부적절하다는 지적에 대해 그는 “제 마음은 전 인생을 법원에서 근무한 사람으로서 수사과정에서 법원을 한번 들렀다 가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답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5분동안 대법원 정문 앞에서 입장을 밝히고 일문일답을 힌 뒤 곧바로 차량을 타고 이동해 오전 9시7분께 서울중앙지검에 도착했다. 그는 청사 앞 취재진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고 검찰 포토라인을 그대로 지나쳐 곧바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오전 9시30분부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 피의자 신분으로 양 전 대법원장 조사를 시작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의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각종 사법농단 의혹의 최고 책임자로서 개입 및 지시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상대로 일제 강제징용 소송 등 재판 개입과 사법행정에 반대하는 판사들에 대한 인사 불이익 정황 등 전방위 의혹에 관해 확인할 방침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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