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원 vs 놀이터’…양승태, 두번의 포토라인 다른점은?

  • 뉴시스
  • 입력 2019년 1월 11일 10시 20분


‘사법농단 정점’ 양승태(71·사법연수원 2기) 전 대법원장이 검찰 출석 전 밝힌 ‘대국민 성명’은 지난해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기자회견보다 절제된 표현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열린 기자회견에서 법원 특별조사단의 조사를 받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가 가야 하는가”라고 말했던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모든 것이 저의 부덕의 소치”라며 검찰로 향했다.

그러나 양 전 대법원장은 두 차례 공식 석상에서 모두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 등 사법농단 의혹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11일 양 전 대법원장은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피의자 신분 조사를 받기 전 오후 9시께 서울 서초구 대법원에서 대국민 입장을 밝혔다.

이날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저의 부덕의 소치로 인한 것이고, 따라서 그 모든 책임은 제가 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며 어느 정도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는 발언을 내놓았다.

앞서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6월1일 경기 성남 자택 인근에서 가졌던 이른바 ‘놀이터 기자회견’에선 다소 강한 어투를 사용한 바 있다. 그는 당시 특조단의 조사를 받지 않는 이유에 대해 “조사가 세 번 이뤄졌고, 1년이 넘게 했다”며 “그런데도 사안이 밝혀지지 않았으면 그 이상 뭐가 밝혀지나”며 불편한 기색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지난해에 비춰봤을 때 양 전 대법원장이 이날 절제된 표현을 사용한 것은 검찰 조사를 받기 직전 상황임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검찰 조사에 앞서 불필요한 논란이 불거지지 않도록 했다는 취지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검찰 수사 가능성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다고 하는가. 그럼 그때 가서 보겠다”며 언짢아 했다. 그러나 이날은 이미 검찰 소환이 예정된 만큼 “조사 과정에서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기억나는 대로 가감 없이 답변하고, 또 오해가 있으면 이를 풀 수 있도록 충분히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도 지난해와 같이 사법농단 의혹을 강력히 부인하는 입장을 고수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지난해 기자회견에서 재판 개입 및 법관 인사 불이익에 대해 “결단코 없었다”고 단언했다. 그는 이날 대법원에서도 ‘재판 개입 등이 없었다는 입장은 지금도 같은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그것은 변함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양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사태에 대해 “편견과 선입견 없는 공정한 시각에서 조명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 수사에서 확보된 각종 증거에 대해서도 “누차 얘기했듯 선입관을 갖지 말아 달라”며 재차 강조했다.

이는 검찰이 사법농단 사태를 반(反)헌법적 범행으로 보고,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를 적용한 것을 지적한 것으로 분석된다. 사법농단 사태에 대한 본인의 혐의를 적극적으로 부인한 취지로도 해석된다.

검찰은 오전 9시30분부터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조사를 실시했다. 조사는 15층에 마련된 조사실에서 진행된다. 검찰은 사법농단 의혹 중 핵심으로 평가받는 일제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재판 개입 혐의에 대한 조사를 먼저 시작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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