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前대법원장 헌정 첫 구속… 법원 “범죄 상당 부분 혐의 소명”
김명수 대법원장 “국민께 송구”
양승태 전 대법원장(71)이 24일 오전 구속 수감됐다. 사법부 71년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전직 행정부 수장인 이명박(78) 박근혜 전 대통령(67)에 이어 전직 사법부 수장까지 수의(囚衣)를 입고 수감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52)는 이날 오전 1시 57분경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 혐의가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며 양 전 대법원장의 영장을 발부했다. 이어 “현재까지의 수사 진행 경과와 피의자의 지위 및 중요 관련자들과의 관계 등에 비추어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양 전 대법원장은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의 6.56m²(약 1.9평) 독방에 수감됐다.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이르면 25일부터 양 전 대법원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앞서 검찰은 상고법원 추진을 위해 박 전 대통령 요구에 따라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소송 지연에 개입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으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명수 대법원장은 전직 사법부 수장 구속에 대해 두 차례 허리를 굽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 대법원장은 출근길에 취재진을 만나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송구하다는 말씀 드린다”며 3초간 허리를 굽혔다. 이어 “사법부 구성원 모두는 각자의 자리에서 맡은 바 역할을 충실하게 수행하겠다. 그것만이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는 유일한 길”이라며 다시 한번 2초간 허리를 굽혔다. 검찰은 양 전 대법원장을 비롯해 재판 개입 등의 혐의를 받는 전·현직 판사들의 유죄를 입증하기 위해 공소유지에 검사 30여 명을 투입할 계획이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전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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