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임종헌 1회 공판…사법농단 사건 첫 정식재판
136일만에 법정 출석…공소사실 놓고 접전 치열할 듯
양승태 대법원장 시절 이뤄진 사법행정권 남용에 관여한 의혹을 받는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60·사법연수원 16기)이 11일 처음으로 재판에 모습을 드러낸다.
사법농단 관련 사건 중 처음으로 열리는 정식 재판으로, 2017년 초 불거진 사법부 블랙리스트 파문 이후 2년여만에 관련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부장판사 윤종섭)는 이날 오전 10시 417호 대법정에서 임 전 차장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연다.
그동안 임 전 차장은 재판에 출석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법정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공판준비기일과 달리 이날 열리는 공판기일에는 피고인의 출석 의무가 있어서다. 그가 법원에 출석하는 건 지난해 10월26일 영장실질심사 이후 136일 만이다.
첫 공판에서 검찰은 임 전 차장 공소사실의 요지를 밝히고, 변호인은 이를 반박하는 모두절차가 진행된다. 이날 출석하는 임 전 차장이 직접 의견을 밝힐지도 관심사다.
변호인은 임 전 차장의 혐의에 대해 강하게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공판준비기일에서 변호인은 임 전 차장의 직권남용 혐의에 대해 “문제가 된 행위는 행정처 차장의 직무 권한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한 바 있다.
특히 범죄 구성요건과 무관한 내용을 공소장에 과도하게 기재하는 등 재판 전부터 임 전 차장이 범죄자로 낙인찍혔다고 주장하며 검찰이 ‘공소장 일본주의(一本主義)’ 원칙을 어겼다고 강조할 전망이다.
반면 검찰 측은 임 전 차장에게는 법원행정처 심의관 등을 지휘하는 직무상 권한이 있었다고 반박할 것으로 보인다. 복종할 의무가 없는 심의관들에게 위법·부당한 명령을 내렸기에 직권남용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이날 임 전 차장이 추가로 선임한 변호인도 밝혀질 예정이다. 임 전 차장 측은 지난 1월 첫 공판기일을 앞두고 재판 진행에 대한 항의성으로 모든 변호인이 사임한 바 있다.
이후 임 전 차장은 같은 고등학교·대학교를 나온 후배 법관 출신 이병세 변호사(56·사법연수원 20기)를 선임해 다시 재판을 준비했다. 하지만 변호사 한 명만으로는 재판 준비가 어려워 지난 8일 법무법인 해송이 추가로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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