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농단’ 의혹의 정점으로 지목돼 구속기소됐다가 지난 22일 재판부의 직권보석 결정으로 석방된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23일 보석 후 처음으로 재판에 출석했다.
양 전 대법원장은 이날 오전 9시38분께 서울 서초동 서울법원종합청사에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 심리로 열리는 17회 공판기일에 참석하기 위해 모습을 드러냈다.
넥타이를 매지 않은 정장 차림으로 나타난 양 전 대법원장은 기자들의 질문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여유있는 표정과 힘찬 걸음으로 법정 입구로 들어갔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박남천)는 전날(22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구속기소된 양 전 대법원장에 대해 보석을 직권으로 결정했다. 재판부는 보석조건으로 주거와 통신제한, 보증금 3억원 납입을 내걸었다.
구체적으로 양 전 원장의 주거를 성남시 수정구 소재 자택으로 제한했고, 변경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법원의 허가를 받도록 했다. 또 양 전 원장이 직접 또는 제3자를 통해 이 사건 재판에 필요한 사실을 알고 있다고 인정되는 사람들 또는 친족과 접촉하지 못하게 했다.
재판부는 “이들과 전화, 서신, 팩스, 이메일, 휴대전화 문자전송,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그밖의 어떠한 방법으로 연락을 주고받아선 안 된다”고 밝혔다.
납입해야 할 보증금 규모는 3억원으로 결정됐다. 재판부는 “양 전 원장 또는 배우자, 변호인이 제출하는 보석보증보험증권 첨부의 보증서로 갈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보석조건을 지키지 않으면 보석을 취소하고 보증금을 몰취하는 한편 양 전 원장에게 10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20일 이내의 감치에 처할 수 있다고 재판부는 경고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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