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송철호 울산시장에 대한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송 시장의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 등을 통해 선거 전 상황을 재구성하고 있는 검찰은 송 시장 조사 없이는 수사를 마무리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22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017년 10월 12일 송 시장이 청와대 인근에서 청와대 행정관 등을 만난 뒤 청와대에 혼자 방문한 사실을 파악했다.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2017년 10월 13일자 메모엔 ‘10월 12일 송 장관 BH 방문 결과’라는 제목의 글이 적혀 있다. 여기엔 송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출마 요청과 당내 경쟁자의 불출마 등이 종합적으로 정리돼 있다.
송 부시장의 메모엔 송 시장이 그의 선거캠프에서 불렸던 ‘송 장관’이라는 표현과 함께 각각 청와대와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BH’ ‘VIP’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특히 ‘VIP가 (송 시장에게)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 없어 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적혀 있어 검찰은 청와대의 제안이 송 시장의 출마 계기가 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 면담 이후에 구체적인 선거 전략이 짜인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나 송 시장에게 청와대의 누가 그런 말을 전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 검찰의 입장이다.
송 부시장이 업무수첩에 남긴 기록을 토대로 검찰은 청와대가 송 시장의 6·13지방선거 출마를 독려하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공약인 ‘산재모(母)병원 건립’을 무산시킨 정황을 파악했다. 2017년 10월 10일과 13일에 산재모병원 관련 메모(‘좌초되면 좋음→추진 보류’) 등이 언급돼 있으며, 지난해 지방선거를 보름 앞두고 기획재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김 전 시장의 공약은 최종 탈락했다. 하지만 당시 송 시장이 내건 공약인 ‘공공병원’은 올 1월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대상이 됐다.
최근 송 부시장 등을 상대로 3차례 조사를 진행한 검찰은 김 전 시장을 이번 주에 추가로 조사한 뒤 송 시장에 대한 조사 일정을 조율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의 선거캠프 전신이었던 ‘공업탑 기획위원회’ 소속 인사들에 대해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검찰은 서울 외에 울산 현지에서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과 송 부시장을 조사하기 위해 검사와 수사관을 파견하는 등 ‘맞춤형 수사’도 진행하고 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수사를 마무리하기 위해 속도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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