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중간간부 대대적 물갈이…‘靑선거개입-조국수사’ 불협화음 예고

  • 뉴시스
  • 입력 2020년 1월 23일 11시 48분


'선거개입·조국' 중앙지검 2·3차장 전보
'유재수 감찰무마' 동부지검 차장 이동
부장검사는 유임…"수사 연속성 유지"

법무부가 차장·부장검사 등 검찰 중간 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현 정권을 향한 수사를 지휘했던 이들을 대폭 물갈이했다. 일부 주요 사건 수사를 맡은 부장검사는 유임됐지만, 대대적인 전보 인사에 따라 수사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검찰 중간간부 인사를 단행하면서 서울중앙지검 차장검사 전원을 교체했다. 이들 가운데 신봉수 2차장검사는 청와대 하명수사·선거개입 의혹 수사를, 송경호 3차장검사는 조국 전 법무부장관 일가 의혹 사건 수사를 지휘했다. 이들은 이번 인사로 각 평택지청장과 여주지청장으로 자리를 옮기게 됐다.

조 전 장관 일가 의혹 수사를 벌여온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 역시 대구지검으로 전보됐다. 서울동부지검에서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의 감찰 무마 혐의 사건 수사를 지휘한 홍승옥 서울동부지검 차장검사도 천안지청장으로 이동하게 됐다.

이들은 그간 수사 과정에서 청와대를 직접 겨냥하거나 정부 핵심 인사들을 둘러싼 의혹 수사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검찰권 남용을 주장하는 정부·여당과, 범죄 단서가 나온 만큼 수사를 벌여야 한다는 검찰 입장이 부딪히기도 했다.
이후 법무부가 직제 개편을 추진하면서 이들에 대한 대거 물갈이는 사실상 예고된 수순이었다. 차장·부장검사 등 고검검사급 검사의 경우 필수보직기간을 1년으로 두고 있는데, 직제 개편이 이뤄짐에 따라 이와 무관하게 인사를 낼 수 있게 된 탓이다.

법조계에서는 수사 지휘부 상당수가 교체되면서 청와대 등을 향한 수사 동력이 약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지휘부 교체에 따른 기록 검토 등 물리적인 시간이 소요돼 수사가 지연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바뀐 지휘부와 기존 수사팀 사이의 불협화음이 이어질 수도 있다고 내다본다. 앞서 검찰 고위 간부 인사 이후 교체된 신임 지휘부와 수사팀 사이 사건 처리를 두고 이견이 나왔고, 이는 ‘상갓집 소동’으로 표출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법무부는 지휘계통에 있는 차장 검사의 경우 직접 수사를 담당하는 것이 아닌 만큼, 수사에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주요 사건 수사를 직접 담당하는 부장검사 등은 유임시킨 만큼 수사의 연속성도 유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번 인사에서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을 수사 중인 김태은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장과 유재수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한 이정섭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장은 자리를 지켰다.

이를 두고 지방의 한 검사는 “수사의 결과에 있어서는 부장검사나 부부장 검사의 역할이 차장검사보다 중요하다”면서도 “예상보다 큰 폭의 인사가 이뤄진만큼 일부 사건 수사 속도에는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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