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주 검찰 중간간부 인사이동을 앞두고 청와대 선거개입 의혹에 연루된 주요 조사 대상자들이 소환에 잇따라 불응하고 있다. 검찰은 수사팀 교체 전까지 핵심 피의자 신병처리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8일 검찰 등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 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청와대의 6·13 지방선거 개입 의혹 핵심인물로 지목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현 경찰인재개발원장) 측과 최근 소환일정을 조율해 왔으나 황 전 청장은 내달 4일 이후 출석하겠다고 통지했다. 내달 4일은 지난 23일 발표된 부장·차장검사 등 중간간부(고검검사급) 인사이동 예정일이다.
앞서 총선도전 의사를 밝힌 황 전 청장은 검찰 측에 ‘내가 꼭 나가야 하나’ ‘가급적 4·15 총선이 끝나고 나가면 안 되겠나’라는 입장을 전달했다가 최근 ‘굳이 나가야 한다면 2월쯤 나가면 어떠겠나’고 했다는 것이다. 황 전 청장은 지난해 11월 경찰청에 명예퇴직을 신청했으나 검찰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거부당한 뒤, 총선 출마를 위한 공직사퇴 시한을 하루 앞둔 지난 15일 의원면직을 신청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을 겨냥한 첩보생산과 이첩과정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 이광철 청와대 민정비서관도 청와대 사무실과 자택에 등기우편을 통해 수 차례 검찰 출석 요구서를 받았으나 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검찰은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과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 비서관에 대한 조사일정을 조율했지만 무산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다음주 수사팀 라인이 대폭 교체되는 만큼, 이번주 인수인계를 위한 사건기록을 정리하는 동시에 일부 피의자 신병처리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백원우 전 청와대 민정비서관과 송철호 울산시장,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대상으로 기소 검토에 들어갔다.
특히 지난 12월31일 구속영장이 기각된 송 전 부시장 대한 새로운 혐의점이 포착되면서 구속영장 재청구나 불구속 기소 가능성이 높다.
검찰은 울산시 산하 울산발전연구원 공공투자센터장을 지냈던 송 전 부시장이 2017~2018년 울산시청 공무원 4명으로부터 업무 관련 자료를 빼내 송 시장 공약에 활용한 정황을 확보하고, 일부 공무원의 피의자 신분 입건 여부와 함께 송 전 부시장에 대한 공범 관계 적용 여부를 따지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인사를 앞두고 마무리할 수 있는 부분과 미처 마무리 못하고 정리해서 인계할 부분을 검토 중”이라며 “송 부시장은 ‘여러 공무원이 송 시장 당선을 위해 도와줬다’는 이 사건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고 말했다.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 감찰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도 이번 주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을 불구속기소 하며 사실상 수사를 마무리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앞서 검찰은 지난 17일 감찰무마 의혹과 관련해 조국 전 법무부장관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불구속 기소하면서 공소장에 백 전 비서관과 김경수 경남도지사,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실장, 천경득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 정권 실세들의 전방위 구명 청탁 사실을 적시한 바 있다.
이밖에 서울중앙지검에서 진행 중인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관련 피의자 신병 처리도 남아있다. 지난 23일 최강욱 청와대 공직비서관을 불구속기소 하면서 사실상 마무리 수순에 들어간 조 전 장관 관련 수사는 입시비리 의혹과 관련해 조 전 장관 아들과 딸, 한인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등에 대한 처분을 하지 않았다.
다음주부터 선거개입 의혹 수사는 이근수 방위사업청 파견 방위사업감독관(49·사법연수원 28기)이 서울중앙지검 2차장으로 부임해 지휘한다. 감찰무마 수사는 김남우 대구지검 2차장(50·28기)이 동부지검 2차장을 맡아 이끈다. 조 전 장관 가족 비리 관련 남은 수사와 공판을 진행하는 서울중앙지검 3차장과 반부패수사2부장엔 각각 신성식 부산지검 1차장(55·27기)과 전준철 수원지검 형사6부장(47·31기)이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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