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황운하에 김기현 수사 청탁”
윤석열 기소 지시… 이성윤은 반대
임종석-이광철 일단 대상서 제외… 檢관계자 “총선후 처리” 기소 시사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수사를 청탁한 혐의 등으로 송철호 울산시장을 29일 재판에 넘겼다. 지난해 11월 26일 서울중앙지검이 울산지검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한 지 64일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와 관련해 송 시장과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박형철 전 대통령반부패비서관, 한병도 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장환석 전 청와대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보도자료에 따르면 문재인 대통령의 30년 지기인 송 시장의 당선을 위해 청와대와 경찰이 나서 상대 후보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고, 맞춤형 공약까지 설계해준 선거 개입 혐의가 드러나 있다.
검찰은 송 전 부시장이 2017년 10월 문해주 전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에 대한 비위 정보를 제공하고, 문 전 행정관이 이를 재가공한 범죄첩보서를 작성했다고 판단했다. 이 범죄첩보서를 백 전 비서관이 2017년 11, 12월 박 전 비서관을 통해 경찰청과 울산지방경찰청에 순차적으로 하달했다는 것이다. 황 전 청장은 수사에 미온적인 경찰관들을 인사 조치한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청와대가 김 전 시장 측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산재모(母)병원’의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조사 발표를 연기하는 데도 관여했다고 판단하고 장 전 행정관 등을 기소했다. 송 전 부시장은 울산시청 내부 자료를 유출하고 특보 채용 비리에 가담한 혐의로도 기소됐다.
기소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대검 참모와 수사팀 등과의 전체회의를 통해 결정했다. 윤 총장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11시까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대검찰청의 배용원 공공수사부장, 서울중앙지검의 신봉수 2차장검사 등과 회의를 연 뒤 “내가 직접 책임지겠다”며 수사팀에 기소를 지시했다. 참석자 중 이 지검장만 유일하게 기소를 반대했다.
29일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 조사를 받은 이광철 대통령민정비서관과 30일 오전 검찰에 출석할 예정인 임종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일단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다. 검찰 관계자는 “4·15총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 총선 뒤 처리할 예정”이라며 추가 기소를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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