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당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당시 민정수석)의 지시를 받아 금융위원회에 “유 전 국장의 감찰은 대부분 클리어 됐고, 개인적인 사소한 문제만 있으니 인사에 참조하라”며 감찰을 무마, 단순 인사조치를 하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가 31일 국회에 제출한 백 전 비서관과 박형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반부패비서관의 공소장에는 ‘공범’으로 먼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조 전 장관과 같이 백 전 비서관 등이 두 달여 동안 유 전 부시장의 감찰을 무마하기 위해 힘쓴 정황이 담겼다.
2017년 감찰 당시 백 전 비서관은 박 전 비서관에게 “유 전 부시장을 봐주는 건 어떻겠냐”는 취지 제안을 했다. 이를 거절한 박 전 비서관은 이후 “감찰을 계속해야 하고, 수사 의뢰까지 검토해야 하는 사안이다”고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박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조사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내용과 후속조치를 보고했으나 조 전 장관은 “여기저기서 전화가 많이 온다. 백 전 비서관과 처리를 상의해보라”고 다시 지시했다.
그러자 백 전 비서관은 조 전 장관에게 “참여정부 인사들이 유재수가 과거 참여정부 당시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이니 봐달라고 한다. 현 정권 핵심 인사들과 친분이 깊은데 현(문재인) 정권 초기에 비위가 크게 알려지면 안된다”는 취지의 의견을 전달했다고 검찰은 적시했다.
박 전 비서관은 이후 조 전 장관의 ‘유 전 부시장이 (금융위) 사표를 낸다 하니 감찰할 필요 없다’는 지시를 수용해 감찰 중단 및 정리지시를 전달했고, 감찰은 즉시 중단됐다.
공소장에는 여기에 백 전 비서관은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중단시키고, 감찰이 없었던 것처럼 정리할 것까지 고려한 정황도 담겼다.
김경수 경남도지사와 윤건영 전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 천경득 총무인사팀 선임행정관 등이 전방위적으로 유 전 부시장의 구명운동을 펼쳤던 사실도 당시 포렌식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통해 확인됐다고 공소장엔 적시됐다.
앞서 천 선임행정관은 이인걸 당시 특감반장을 만나 ‘참여정부에서도 근무한 유재수를 왜 감찰하느냐. 청와대가 금융권을 잡고 나가려면 유재수 같은 사람이 필요하다’며 감찰을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도 유 전 부시장으로부터 구명 청탁을 받고 백 전 비서관에게 여러 차례 연락해 “지금 감찰을 받고 있는데 억울하다고 하니 잘 봐달라”는 취지로 부탁했다. 또 윤 전 실장은 백 전 비서관에게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행정관으로 근무한 사람으로 나와도 가까운 관계다”며 감찰의 부당함을 주장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조 전 장관과 백 전 비서관, 박 전 비서관은 재판에서 검찰과 치열한 법리 다툼을 할 것으로 보인다. 조 전 장관 측은 지난 21일 “사실관계 측면에서도 법리측면에서도 검찰의 공소제기 내용이 허구임을 향후 재판과정에서 하나하나 밝혀 나갈 것”이란 취지의 입장을 냈다. 검찰도 조 전 장관 기소 당시 “공소 유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백 전 비서관과 박 전 비서관은 공소 사실이 알려진 이후에도 입장은 따로 밝히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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