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선거개입의혹 물증 분석해보니
靑인사들 “주관적 추측” 주장에 검찰 “재판서 유죄 입증할 것”
“재판에서 증거를 현출해 유죄 입증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사건 등에 관여한 혐의로 기소된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 등이 검찰 공소장에 대해 “주관적 추측과 예단”이라고 주장하자 검찰은 이렇게 반박했다.
동아일보는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백 전 비서관 등 13명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하면서 법원에 제출한 A4용지 71쪽 분량의 공소장에 나온 증거들을 분석했다.
확보된 증거물 중 검찰이 흔들릴 수 없는 증거라고 보는 것은 송병기 전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이메일이다. 공소장에는 송 전 부시장이 2017년 10월 문해주 당시 대통령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울산광역시장 비리 개요’라는 제목의 문건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 측근 비위 의혹을 작성해 이메일로 전송했다고 적시돼 있다.
검찰은 문 전 행정관이 백 전 비서관 등에게 보고한 문건을 토대로 그가 원본 보고서의 제목을 바꾸고, 김 전 시장 측에 유리한 내용은 빼는 등 편집한 내용을 상세하게 공소장에 기재했다. “단순히 편집한 것”이라던 청와대의 해명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정몽주 울산시 정무특보의 휴대전화에 담긴 통화내용 녹음파일 등이 재판 과정에서 공개될지도 주목받고 있다. 이 휴대전화엔 송철호 울산시장과 송 전 부시장이 검찰 수사 상황을 공유하고, 대책을 모의하는 취지의 음성이 그대로 있다.
송 전 부시장의 업무수첩과 USB메모리(휴대용저장장치) 내용은 검찰 수사 과정에서 상당한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송 시장이 2018년 지방선거 전 장환석 전 균형발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 등을 만난 동선 등이 담겨 있고, 공소장엔 이 내용이 포함됐다.
청와대 내부 논의 등도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의 진술로 복원돼 공소장에 담겼다. 청와대가 경찰로부터 받은 총 21건의 보고 중 18번이 선거 전에 이뤄졌다고 기재한 공소장에는 보고받은 당사자와 사건명이 구체적으로 적혀 있다. 송 전 부시장이 2018년 3월 말 경찰 조사를 받고 ‘김형수’라는 가명과 가짜 직업을 기재한 진술조서 등을 수사 기록에 첨부하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공소장에 모두 들어 있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의 권경애 변호사는 “공소장을 뜯어보면 범죄 혐의들을 증거 없이 꾸며낼 수는 없는 부분이 곳곳에서 확인된다”고 비판했다. 홍세화 전 진보신당 대표는 기고문을 통해 “증빙이 없다면 꾸며낼 수 없는 범죄 혐의점들을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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