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집단따돌림 자살한 대전 여고생의 같은반 반장, 3시간여만에 숨져
청소년센터서 상담 받아와 “꿈에 친구가 자주 나타나”
경찰 “유서 발견안돼 조사중”
집단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지난해 12월 투신자살한 대전 D여고 A 양(17)의 같은 반 반장이 자책 끝에 아파트에서 투신해 자살했다.
16일 대전 둔산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35분 대전 둔산동 모 아파트 1층 출입구 지붕에 여고생 P 양(17)이 쓰러져 있는 것을 행인이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P 양은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심폐소생술을 받았지만 3시간여 만에 사망했다. 경찰은 “P 양은 지난해 12월 초 자살한 A 양의 같은 반 반장으로 집단 괴롭힘 때문에 고민하던 A 양을 데리고 담임교사를 찾았다가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한 뒤 A 양이 자살하자 죄책감에 시달리다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파악됐다”고 밝혔다. A 양과 P 양은 절친한 사이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에 따르면 P 양은 A 양이 자살한 이후 교육청 산하 청소년상담센터인 ‘Wee센터’에서 상담을 받아왔다고 한다. 친구의 죽음에 대해 자신도 책임이 있다는 자책감 때문이었다는 것.
시교육청 관계자는 “센터 상담교사에 따르면 P 양이 ‘꿈에서 죽은 친구가 자주 나타난다’며 괴로워했다”면서 “상담교사도 충격이 매우 큰 상태”라고 전했다. 경찰 관계자는 “유서가 발견되지 않아 정확한 자살 원인은 추가 조사를 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A 양의 자살 당시 유족은 “일부 학생으로부터 지속적인 따돌림을 당했고, 사고 직전 담임교사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했지만 별다른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A 양의 친척 오빠는 “여동생을 죽음으로 내몬 학교 학생들과 이를 방치한 교사가 처벌되길 원한다”며 A 양이 자살하기 전 폐쇄회로(CC)TV 영상을 인터넷에 공개했다. 경찰은 이후 사건을 재조사했다. 결국 친구를 잃은 상실감과 자책감에 경찰 조사 압박까지 겹쳐 P 양이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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