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전수조사 결과 수사착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2월 14일 03시 00분


“즉각 개입할 사례 많다”

경찰이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전국 초중고교생 558만 명에 대한 학교폭력 전수조사 결과를 모두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키로 했다. 경찰은 피해가 심각할 경우 전원 형사입건할 방침이다.

경찰청은 상당수 학생이 설문 과정에서 피해사실을 구체적으로 털어놨고 이 중 경찰의 즉각적 개입이 필요한 사례가 적지 않아 이 같은 방침을 세웠다고 13일 밝혔다. 경찰은 교과부로부터 10일까지 넘겨받은 설문지 12만 건 가운데 피해사실을 호소하는 내용이 구체적으로 기재된 설문지 4339건(전체의 3.6%)에 대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심각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에 대해선 관할 경찰서로 첩보를 넘겨 즉시 개입하기로 했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한 뒤 보복 폭행이 일어나지 못하도록 조치하고 피해학생에 대해선 문자메시지 등을 활용해 자세한 경위를 추가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여러 명의 학생이 학교폭력 상습 발생 지역으로 지목한 곳엔 순찰을 강화하고 폐쇄회로(CC)TV를 설치해 감시할 계획이다.

조현오 경찰청장도 이날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개학 후 2개월쯤 되는 4월 말까지는 학교폭력을 근절 수준으로 떨어뜨리겠다”며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어 조 청장은 “학교폭력을 피해 조기유학을 갈 정도로 비상상황이기 때문에 경찰이 나서지 않을 수 없다”며 “일시적으로 교실을 정상화시키는 건 경찰이 하지만 그 후 아이들이 폭력의 욕구를 스스로 다스리도록 하는 건 교사의 영역”이라고 말했다.

신광영 기자 neo@donga.com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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