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교육청이 학교폭력 대책의 일환으로 중학교 체육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을 발표한 다음 날인 21일 일선 학교에 “체육수업 확대 편성을 중단하라”는 긴급 공문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개학을 앞두고 수업 시간표를 작성 중인 일선 학교들은 하루 사이 오락가락하는 지시 때문에 혼란에 빠졌다.
중학교 체육수업을 주당 2, 3시간에서 4시간으로 늘리는 내용은 교육과학기술부가 6일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에도 들어 있다. 서울시교육청도 이 내용을 20일 발표한 학교폭력 대책에 그대로 담았다.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은 21일 강원도에 출장을 갔다가 시교육청 담당자에게 급히 전화를 걸어 “체육수업 확대를 일시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반대 목소리를 듣고 반영하라는 얘기였다.
서울 A중 교사는 “개학까지 1주일밖에 남지 않았는데 공문을 보고 시간표에서 손을 뗄 수밖에 없다”며 “교육과정은 교사끼리 만든다고 되지 않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빠듯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이 교사는 “교육청에서는 중단하라고 하지만 교과부에 물어보니 원래대로 진행하라고 한다. 어떻게 될지 몰라 몇 가지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체육수업 강화는 곽 교육감의 철학이기 때문에 교과부와 충돌하지는 않는다. 다만 당장 확대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어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언제까지 대안을 제시하겠느냐는 질문에는 “교육감이 정할 문제”라며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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