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사건’의 핵심인물로 꼽히는 윤중천씨가 구속영장이 기각된 후 2번째로 25일 검찰에 출석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 수사권고 관련 수사단(단장 여환섭 검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윤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윤씨는 지난 23일 조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해 2시간 만에 귀가한 바 있다.
윤씨는 이날 오전 9시54분쯤 서울 송파구 서울동부지검에 모습을 드러내 ‘저번 조사에서는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는데 오늘은 협조할 것이냐’ ‘김 전 차관과 관련해 적극 소명할 것이냐’는 질문에 “최대한 이번 수사에 성실하게 잘 임할 것”이라 답했다.
다만 ‘김 전 차관 관련 동영상 및 사진을 본인이 촬영한 것이 맞느냐’ ‘성범죄와 뇌물공여 혐의를 인정하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는 아무 말 없이 변호인과 함께 청사로 들어갔다.
앞서 수사단은 윤씨를 상대로 사기 및 특정경제가중처벌법상 사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형법상 공갈 혐의를 적용해 지난 1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이튿날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 후 이를 기각했다.
검찰은 당시 윤씨가 D레저 공동대표를 맡아 S사 등으로부터 30억원을 투자받았으나 사업 무산 뒤 돈을 돌려주지 않았고, D도시개발 대표를 맡아 공사비용 등 명목으로 5000만원 이상을 챙긴 정황 등 개인비위에 초점을 맞춰 영장을 청구했지만 법원은 별건수사와 혐의소명 부족을 지적했다.
영장 청구에 앞서 체포 당시 조사과정에서 대부분 묵비권을 행사했던 윤씨는 기각 후 첫 조사에서도 ‘변호인이 입회하지 않았다’며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윤씨 측은 본인 외 김 전 차관 관련 사건 수사에는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윤씨의 신병을 먼저 확보해 진술을 받아내려 했던 검찰은 영장기각 뒤 수사 방향을 김 전 차관 연루 뇌물·성범죄 등 혐의에 맞춰 수정하고 있다. 특히 최근 윤씨 조카 등 주변인의 압수수색 과정에서 성범죄 관련 사진 등 추가 증거를 확보하면서 소위 ‘김학의 동영상’ 촬영시점을 2007년으로 특정하기도 하는 등 진전이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전날(24일) 지난 2014년 김 전 차관을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등이용촬영 혐의로 고소했던 피해주장 여성 이모씨를 불러 당시 상황 및 경위를 파악했다. 이같은 정황과 관련해 윤씨가 김 전 차관의 혐의에 대한 구체적인 관련 진술을 할 경우 수사는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최근 수사단이 확보한 새로운 사진은 윤씨가 이씨를 협박하기 위해 가족 등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것으로, 사진 속 여성은 이씨로 특정이 가능하나 남성 2명은 식별이 어려운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는 사진 속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상 강간 및 특수강간 혐의를 적용할 정황은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수사단은 이날 윤씨를 상대로 법원의 기각 사유에 따른 보강수사와 함께 김 전 차관 관련 뇌물 및 성범죄 관련 수사에 대해 집중 캐물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처음 파악된 동영상 촬영시기와 관련해 공소시효 및 혐의적용 문제가 걸려있는 만큼 전후 상황 등 당시 사실관계를 따져 물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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