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 전 국가보훈처장(62·사진)이 해상작전헬기 도입 사업 비리에 연루돼 검찰 수사선상에 오른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방위사업 비리 수사에서 군 출신이 아닌 전직 장관급 고위 인사가 수사를 받는 건 처음이다.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단장 김기동 검사장)은 해상작전헬기 와일드캣(AW-159) 도입 비리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와일드캣 개발 업체인 영국 ‘아구스타 웨스트랜드’ 측에서 10억여 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변호사법 위반)로 김 전 처장을 조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관련자 진술과 계좌 추적을 통해 단서를 확보했다. 백범 김구 선생의 손자인 김 전 처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8∼2011년 국가보훈처장을 지냈다.
방위사업청은 2013년 1월 차기 호위함(FFX) 등 해군 함정에 탑재될 해상 작전 헬기로 영국 기종인 와일드캣을 선정했다. 당초 경쟁 기종인 미국 시호크(MH-60R)가 유력했으나 막판에 와일드캣으로 바뀌면서 여러 의혹이 제기됐다. 합수단은 김 전 처장이 이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군 고위 인사 등을 대상으로 와일드캣이 최종 선정되는 데 영향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조만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할 계획이다. 검찰은 김 전 처장에게 흘러들어간 돈이 또 다른 인사에게 흘러갔는지도 추적 중이다.
검찰이 와일드캣 도입 비리와 관련해 수상한 자금의 흐름을 확인하면서 와일드캣 도입을 지시한 군 최고위급 인사가 추가로 드러날 개연성이 커졌다. 검찰은 이미 와일드캣의 시험평가결과서 조작을 지시한 혐의(허위 공문서 작성 및 행사)로 박모 해군 소장(57)을 구속한 상태다. 또 최근 해군본부에 협조 공문을 보내 최윤희 합참의장(62·해사 31기)의 해군참모총장 재직(2011년 10월∼2013년 9월) 당시 공식 일정표와 행사 참석 사진 등을 임의 제출받아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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