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총알 막을 방탄복, 뇌물에 뚫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6월 22일 03시 00분


檢, 납품대가 뒷돈 받은 예비역 육군 소장 등 5명 기소

‘뚫리는 방탄복’ 제조사로부터 부정한 청탁을 받고 뒷돈을 받는 등 방탄유리, 방탄헬멧과 같은 군 장비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비리를 저지른 예비역 장성들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뚫리는 방탄복’을 군대에 보급하게 된 방탄복 업체로부터 납품 청탁과 함께 뒷돈을 챙긴 혐의(수뢰 후 부정 처사, 부정 처사 후 수뢰 및 특정범죄가중처벌상 알선수재)로 예비역 육군 소장 이모 씨(62)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씨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방탄복 업체 S사 상무 권모 씨(60)도 불구속 기소됐다.

이 씨는 2011년 8월∼2014년 11월 방탄 제품 업체 S사로부터 신형 방탄복 사업자 선정 등 대가로 4500만 원을 챙긴 혐의다. 그는 다른 방산업체 2곳에서도 국방부 등 군 관계자에 대한 로비 대가로 7400만 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국방부 전력자원관리실장이던 이 씨는 2011년 8월∼2012년 7월 S사에서 1000만 원을 받고서 국방과학연구소가 수립한 ‘액체 방탄복’ 보급 계획을 중단시키고 S사에 유리한 방식으로 바꿨다. 당시 국방부는 2900억 원 규모로 북한군 철갑탄도 방어할 수 있는 ‘신형 다목적 방탄복’을 개발해 보급하는 사업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 씨가 계획을 바꾼 후에 2013년 12월 S사는 신형 방탄복 사업자로 선정됐다. 이 회사 제품은 일반 방탄복이었다. 일선 부대와 해외 파병 부대 등에 3만5000여 벌이 공급된 S사 제품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 북한군 철갑탄에 완전히 관통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장병 3만5000여 명의 목숨을 불과 4500만 원에 팔아넘긴 것이다. 또 이 씨는 퇴직 후인 2014년 3∼11월 아내를 S사 계열사에 위장 취업시켜 3500만 원을 나눠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이들을 포함해 방탄사업 비리에 연루된 3명을 구속 기소하는 등 모두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앞서 검찰은 방위사업청 장비물자계약부장 재직 시절 S사의 청탁을 받고 다른 회사의 신형 방탄헬멧 사업자 지위를 포기하게 한 혐의 등으로 예비역 육군 준장 홍모 씨(55)도 구속 기소했다. 또 방탄유리 시험평가서 36장을 방탄유리 납품 업체에 발급해 주고 그 대가로 890만 원을 받은 혐의로 전 육군사관학교 교수인 예비역 육군 대령 김모 씨(64)를 구속 기소했다.

배석준 기자 eulius@donga.com·신나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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