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오 “경찰 수사권조정 책임자 경무관급 격상”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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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독립’ 제2 검경갈등 예고

조현오 경찰청장이 지난달 29일 경찰청에 대한 국회 정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경찰의 수사권조정 업무 책임자의 직급을 격상하는 등 수사권조정 관련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이 때문에 한동안 잠복했던 검찰과 경찰의 수사권조정 문제가 다시 논란이 될지 주목된다.

정보위 소속 여야 의원들에 따르면 당시 국감에서 조 청장은 “현재 총경급인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경무관급으로 격상해 조직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수사권조정 문제에 경찰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허준영 전 경찰청장이 2005년 2월 경찰청 수사국에 수사구조개혁팀을 신설하고 팀장에 황운하 총경을 임명한 이후 경찰은 수사권조정과 관련해 총경급 팀장 체제를 유지해 왔다.

정보위 소속 한나라당의 한 의원은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주장해온 민주당 의원들이 경찰청장에게 수사권조정 방안 등에 대해 집중적으로 물었으며 그 과정에서 조 청장이 일부 방안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민주당은 지난해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검찰권 견제 및 경찰의 수사권 독립을 적극 추진해 왔다. 민주당 소속 김희철 의원이 발의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은 검찰 외에 경찰을 수사 주체로 명문화하고 경찰이 수사의 개시, 진행권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도록 해 경찰의 수사권을 인정하고 있다. 검찰은 모든 수사 종결권과 소추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 경찰은 수사권조정을 강하게 추진하다 검찰과 갈등을 빚은 적 있어 조 청장의 발언이 구체화할 경우 제2의 검경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

경찰 관계자는 “수사권조정은 경찰이 추진해온 장기 개혁과제”라며 “당장 직급을 올리고 조직을 강화하겠다는 의미보다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이후 경찰이 추진해야 할 장기적 방안을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우열 기자 dns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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