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온통 나라 전체가 비리 투성이 같고 과거에 관행적으로 했던 것들이 전부 문제가 되고 있다”며 공직사회의 비리와 구태, 기강 해이와 밥그릇 다툼을 강하게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기 과천 중앙공무원연수원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연 ‘민생점검 및 공직윤리 확립을 위한 장차관 국정토론회’에 참석해 장관과 차관, 대통령수석비서관 등 70여 명을 상대로 이렇게 말했다.
특히 이 대통령은 경찰의 수사개시권 명시 문제를 둘러싼 검경 갈등과 관련해 “자기 부서에 손해가 되더라도 국가에 도움이 되면 양보해야 나라가 될 거 아니냐”면서 “검찰과 경찰이 싸우는 것을 보니 한심하다. 검찰과 경찰이 법질서의 중심인데,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다”고 개탄했다. 그러면서 “좀 양보하면 힘이 없다고 밑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으니까 장관들이 합의를 안 하고 내버려 두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며 부처 이기주의와 장관들의 무사안일을 비판했다.
이 대통령은 ‘반값 대학 등록금’ 논란에 대해서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해야 할 역할은 반값(등록금)이 나왔으면 어떻게 반값이 되느냐, 안 된다는 걸 알면 이 기회에 새로운 대학의 질서를 만들고 대학교수들도 새로운 자세로 해야 할 계기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발언은 이주호 교과부 장관이 등록금 논쟁의 초기에 정확하게 불가 사유를 국민에게 설명하지 못한 점을 비판하면서 반값 등록금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어 “대학이 얼마나 안일하게 해 왔느냐”고 말해 등록금 인하 정책에 앞서 강도 높은 부실 대학 구조조정에 나서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이 대통령은 발언을 마무리하면서 “정부가 이번 기회를 관행적 부정과 비리를 청산하는 계기로 삼자”며 “(이런 노력은) 사회를 새로운 기준으로 올려놓기 위한 몸부림으로 여러분이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열린 제5차 국민원로회의 및 오찬에서도 “부정비리 문제가 복잡하고 시끄럽더라도 단호하게 할 것”이라며 “단호하게 할 생각이 없으면 시작하지도 않았다. 임기 종료 전날까지 할 건 하려고 확고한 마음을 먹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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