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수사지휘권-경찰 수사개시권 합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20일 11시 5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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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서 막판 조율 극적 합의 도출…국회 제출
김총리 발표…"양 기관 성심다해 해결 노력"

검찰이 경찰에 대한 수사지휘권을 보유하되 경찰도 자체적인 수사 개시권을 갖는 내용의 검경 수사권 합의안이 극적으로 도출됐다.

정부는 20일 오전 청와대에서 임태희 대통령실장, 김효재 정무수석, 권재진 민정수석, 임채민 국무총리실장, 이귀남 법무장관, 맹형규 행안장관, 조현오 경찰청장등이 참석한 가운데 막판 조정을 벌여 이런 내용의 합의안을 마련했다.

김황식 국무총리는 청와대 회의가 끝난 뒤 세종로 정부중앙청사에서 브리핑을 갖고 "양 기관이 성심을 다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자세로 협의해 온 결과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은 '사법경찰관은 모든 수사에 관해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고 명시, 검찰의 수사 지휘권을 인정하되 사법경찰관은 범죄 혐의가 있다고 인식할 때에는 범인, 범죄사실과 증거에 관해 수사를 개시ㆍ진행하도록 하고 있다.

대신 사법경찰관리는 검사의 지휘가 있는 때에는 이에 따르도록 하되, 검사의 지휘에 관한 구체적인 사항은 법무부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정부는 국민 인권과 범죄 수사의 효율성, 수사 절차의 투명성에 기준을 두고 향후 6개월 내에 검찰과 경찰 간의 협의를 거쳐 법무부령을 정하기로 했다.

또 검사의 지휘를 따르도록 하는 조항이 있는 만큼 '사법경찰관리는 검사가 직무상 내린 명령에 복종하여야 한다'는 검찰청법 53조는 삭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합의안은 사법경찰관은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없이 검사에게 송부하도록 하고 있다.

정부가 이런 합의안을 국회 사개특위에 제출함에 따라 국회 논의 결과가 주목된다.

그러나 경찰 내부에서는 이런 합의안에 대해 "오히려 하지 않는 것이 낫다"며 강력하게 반발하는데다 검찰도 신중론을 견지하고 있어서 국회에서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적지 않다.

임채민 총리실장은 브리핑에서 "정부는 이런 내용을 중심으로 형사소송법을 개정하는 내용의 합의안을 이끌어냈다"며 "이번 법률 개정은 수사권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수사 현실을 법으로 뒷받침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런 합의안을 오늘 국회 사개특위에 제출, 이를 토대로 필요한 법률 개정을 추진해 줄 것을 요청하기로 했다"며 "일각에서 거론됐던 선거나 공안 업무에 대한 수사개시권 제외 등의 내용은 거론된 바 없다"고 덧붙였다.

이귀남 법무장관은 "이 문제는 참으로 오래된 해묵은 과제였다"며 "이번 정부 조정에 따른 합의를 계기로 원만하게 타결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고, 맹형규 행안장관은 "협의 과정에서 검찰과 경찰 양측이 모두 한 발짝씩 양보했다"고 평가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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