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감 흐르는 檢…간부검사 9명 사의 표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6월 30일 12시 26분


국회의 검·경 수사권 조정안 수정에 반발한 지도부의 사의표명으로 소용돌이에 휩싸인 검찰에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청와대와 법무부가 긴급 진화에 나서면서 '검난(檢亂)'으로 치닫던 사태가 외형상 잠시 소강상태를 맞았으나 30일 국회 본회의의 수사권 조정안 처리 결과에 따라 예측불가의 사태로 치달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분위기다.

전국 검찰청의 일부 평검사들까지 집단사퇴 대열에 동참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수정된 법사위 절충안이 본회의에서 그대로 통과될 경우 집단반발 사태는 폭발지경에 이를 태세다.

특히 공주지청에서는 평검사 2명이 처음으로 사의를 밝혀 파장이 예상된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날 법무장관과 대검 검사장들의 긴급 회동에 이어 일선지검 중견간부들의 회의가 열리는 등 숨 가쁜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대검 지도부는 수사권 조정에 대해 결연한 의지를 보이면서도 자칫 혼란으로 발생할 수 있는 업무공백을 우려한 듯 애써 위기감을 숨긴 채 일상 업무를 수행하는 모습도 보였다.

김준규 총장은 이날 서울 서초동 대검 청사로 출근하지 않고 오전 10시부터 열린 제4차 유엔 검찰총장회의 개회식장인 삼성동 코엑스로 직행, 예정대로 개회사를 하고 회의를 주재했다.

행사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은 김 총장에게 "국민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성숙한 자세를 보여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전날 사의를 표명했던 대검 참모진 중 김홍일 중앙수사부장과 신종대 공안부장은 오전 9시 박용석 대검차장 주재로 평소대로 조간회의를 열었으며, 조영곤 강력부장과 정병두 공판송무부장은 회의장에서 김 총장을 수행했다.

박용석 대검차장은 오전 10시 과장급 이상 부장검사들이 참가하는 확대간부회의를 주재해 "동요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김 중수부장 등 대검 참모진은 뒤이어 서울 시내 모처에서 이 법무장관과 긴급 회동을 갖고 이번 사태에 대한 대책을 협의했으며, 이 장관은 전날 표명한 집단 사의를 거둘 것을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평검사들 사이에서 수사권 조정안이 수정된 데 대해 법무부와 검찰 수뇌부의 미온적 대응을 지적하는 책임론이 급속히 확산되는 등 일선 검찰청들도 크게 술렁이고 있다

특히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에서는 전날 밤 부장검사들이 심야회동을 갖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날 5명의 대검 참모들을 포함해 모두 9명의 간부검사들이 사의를 표명한 데 이어 이날 공주지청에서는 평검사로는 처음으로 2명의 검사가 사의를 밝혔다.

사의를 표명한 공주 지청의 최모 검사는 검찰 내부전산망인 '이프로스(e-pros)'에 "풍전등화의 위기입니다. 죽기를 각오할 용기 없이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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