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검찰총장, 노무현 정부-檢 갈등때 총장에 사퇴 건의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5월 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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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경 수사권 조정 갈등]
DJ땐 “물의 빚은 총장 퇴진” 서명… 檢안팎 “자리 연연하지 않는 사람”

문무일 검찰총장은 최근 법무연수원에서 검사들에게 강연을 하면서 자신이 연판장을 돌렸거나 검찰 지휘부에 사퇴를 건의했던 세 가지 일화를 구체적으로 얘기했다고 한다.

사법연수원에 다니던 1988년 7월 문 총장은 정기승 당시 대법원장의 임명에 반대하는 성명을 주도했다. 사법연수원생 600여 명 중 3분의 1가량인 181명이 연판장에 서명했는데 이 성명의 발표로 국회에서 정 후보자의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인천지검 형사부에 근무하던 1999년 2월 문 총장은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평검사의 서명에 적극 참여했다. 서울 인천 부산지역 평검사 150여 명이 이른바 ‘옷로비 사건’에 부인이 연루된 김 총장의 전횡을 비판하고, 퇴진을 요구하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다. 김 총장이 같은 해 5월 법무부 장관으로 영전하면서 검찰 인사 때 문 총장은 사상 첫 ‘검란(檢亂)’의 주동자로 지목돼 지방으로 좌천됐다. 문 총장은 이 얘기를 하면서 “온갖 불이익을 감수하고 서명을 주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고 한다.

2005년 10월 천정배 당시 법무부 장관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강정구 교수에 대한 불구속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자 김종빈 당시 검찰총장이 진퇴를 고민했다. 대검찰청 과장으로 근무 중이던 문 총장은 평검사의 의견을 모아 김 총장에게 사퇴하라는 직언을 했다.

문 총장은 평소 “나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다”면서 사석에서도 연판장에 서명한 얘기를 자주 한다고 한다. 사법연수원 동기생은 “문 총장은 2년 임기를 채우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소신 있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
#문무일 검찰총장#대법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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