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무일, 4일 귀국…‘수사권 조정’ 반발 중대 변곡점

  • 뉴시스
  • 입력 2019년 5월 3일 08시 2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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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무일 검찰총장, 오는 4일 귀국
"국내 현안 등 고려" 일정 앞당겨
수사권 조정안 관련 대응책 논의

문무일 검찰총장이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비판적인 입장을 낸 가운데 내일 조기 귀국하면서 추가로 어떤 입장을 낼 지 주목된다.

3일 검찰에 따르면 문 총장은 지난달 28일부터 국제 사법공조를 위한 해외 출장에 나섰으나 일부 일정을 취소하고 4일 오전에 귀국할 계획이다.

문 총장은 당초 오만·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에 이어 에콰도르까지 방문한 후 9일에 귀국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내 현안과 에콰도르 일정에 소요되는 기간 등을 고려해 닷새 정도 앞당겨 4일에 돌아오기로 결정했다.

이 같은 문 총장의 조기 귀국은 최근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에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 등에 대한 검찰 내부 논의와 대책 마련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귀국 후 대검찰청 간부들과 회의를 하고 검찰 내부 의견을 수렴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가 해외 출장 중에 공개적으로 입장을 밝힌 데 이어 곧바로 추가 입장을 내놓을 지도 주목된다.

문 총장은 지난 1일 “국회에서 진행되고 있는 형사사법제도 논의를 지켜보면서 검찰총장으로서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현재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법률안들은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고 밝혔다.

다만 앞으로 법안과 관련된 논의가 진행되는 만큼 국회와의 직접적인 마찰을 염려해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도 있다.

문 총장의 입장 표명에 국회와 청와대는 불편한 기색을 내비쳤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상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날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수사권 조정은 누가 권한을 많이 갖고 적게 갖는 등의 밥그릇 싸움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라디오를 통해 “최종 안을 만들 때까지 충분하게 검찰 의견도 수용해 좀 더 원만한 합의안을 만들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지만, 검찰 수장의 발언에 상황을 엄중히 지켜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권 조정의 또다른 당사자인 경찰은 문 총장을 비판하고 나섰다. 그로 인해 검찰과 경찰 간 갈등이 재점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찰청은 2일 “검찰은 언제든지 경찰 수사에 개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며 “개정안은 경찰의 수사 진행단계와 종결 사건에 대한 촘촘한 통제 장치를 설계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 총장의 귀국 후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 내부에서는 패스트트랙에 오른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이 실무와 괴리가 크고 경찰을 견제하는 장치가 없어 국민의 기본권 침해가 우려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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