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상기 장관 “수사권조정 반발은 검찰 조직 이기주의”
문무일 총장 “법안 수용 못해… 거취는 귀국해서 보자”
문무일 총장 4일 귀국… 내주초 분수령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3일 “검찰의 수사 관행과 권한은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맞도록 재조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 “조직 이기주의라는 국민의 비판을 받지 않으려면 구체적 현실 상황과 합리적 근거에 입각해 겸손하고 진지하게 논의를 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고 했다. 해외 출장 중인 문무일 검찰총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법안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도 거취 표명 여부에 대해서는 “귀국해서 보자”라며 말을 아꼈다.
박 장관은 이날 수원검찰청사 준공식 기념사를 통해 “이제 시대 상황이 변하고 국민 시각과 의식도 달라졌다”며 “1차적으로 직접 수사에 착수한 순간 검사로서의 객관 의무보다는 일방 당사자로서의 지위에 치우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검찰의 수사 대상을 대폭 줄이는 패스트트랙 법안에 찬성 의사를 밝힌 것이다. 이어 “검찰과 경찰 모두 국민의 관점에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문 총장은 1일 입장문을 통해 “법안들이 견제와 균형이라는 민주주의 원리에 반한다”며 패스트트랙 법안을 정면 비판했다. 박 장관의 발언은 문 총장의 입장 표명 이후 검사들이 법안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서며 동요하자 이를 가라앉히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검찰 내부에선 “박 장관의 발언은 끓는 기름에 물 붓는 격”이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검사들은 “검찰의 상급 기관인 법무부 장관이 왜 경찰 편을 드느냐.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착각하는 것 아니냐”며 반발하고 있다.
패스트트랙 법안 지정을 주도한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도 문 총장 비판에 가세했다. 홍 원내대표는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에서 각 정당이 합의한 것을 민주주의 위배라며 비판하는 것은 정말 유감스럽고,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해외 출장 일정 일부를 취소하고 4일 오전 귀국하는 문 총장은 공항에서 취재진에게 패스트트랙 법안에 대한 추가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있다. 문 총장은 6일까지 이어지는 연휴 동안 검찰 안팎의 의견을 취합한 뒤 7일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대응 방안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문 총장은 이후 국회의 법안 논의 상황에 따라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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