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정의 105분’ 문무일 간담회 여진…檢내부 “발언 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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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9년 5월 17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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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부선 “직접수사 포기 제도개선 없다면 공수표”
국회서 檢주장 얼마나 수용될지가 관건

문무일 검찰총장. 2019.5.16/뉴스1 © News1
문무일 검찰총장. 2019.5.16/뉴스1 © News1
문무일 검찰총장의 ‘105분 격정 기자간담회’ 이후 검찰 내부에선 문 총장 발언에 공감을 표하는 반응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검찰 외부에선 검경수사권 조정과 관련해 검찰이 쥔 권한부터 내려놓겠다는 문 총장 발언이 신뢰를 얻으려면 구체적인 제도개선 방안이 함께 제시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검찰 내부망인 ‘이프로스’ 등에 검사들의 단체행동이 필요하다는 주장은 올라오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전날(16일) 문 총장 기자간담회가 열린 뒤 이프로스에 게시된 문 총장 발언 속기록엔 ‘이제는 저희들에게 맡겨달라’ ‘총장 말씀에 공감하고 감사하다’ ‘그렇게 미안해하지 않으셔도 된다. 후배들이 열심히 하겠다’는 댓글이 달리고 있다고 한다.

문 총장이 수사권 조정은 “국민과 경찰 간 문제”라고 강조하며 검사들의 집단행동은 ‘밥그릇 싸움’으로 보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의 언급을 누누이 해온 것도 이같은 내부 분위기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다.

반면 검찰 외부에선 직접수사 대폭축소를 비롯, 문 총장이 밝힌 자체 개혁안이 ‘선언적 의미’에 머무른다면 국면전환용 카드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찬운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문 총장이 수사의 개시와 종결 주체는 분리돼야 한다며 경찰에 1차 수사종결권을 부여하는 법안 내용에 반대한데 대해 “경찰이 1차적 수사종결권을 행사하면 충분히 검찰이 다시 판단할 제도적 장치를 만들어놓은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종래대로 경찰의 ‘전건 송치’를 유지하려면 검찰의 직접수사가 아예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총장이 언급한 ‘직접수사 대폭 축소’에서 더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박 교수는 “수장의 의지로 수사 총량을 줄인다면, 상황이 바뀌면 또 늘어날 수 있는 것”이라며 “수사조직인 검찰이 직접수사를 안 하려면 검찰청법을 개정하는 구체적인 (조직개편)안을 내놔야지, 그렇지 않으면 발언의 진실성을 신뢰하기 어려울 것”이라고도 했다.

김성천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경찰조직이 워낙 방대하고 역사적으로도 권한을 남용한 경우가 많아 꼭 검찰 수사지휘가 아니라도 견제장치는 필요하다”면서도 “검찰이든 경찰이든 통제 없이 (수사 개시·종결 등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에 대한 견제뿐 아니라 검찰에 대한 통제장치도 법안 논의과정에서 다뤄져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 기관보고 등에 직접 출석할 뜻을 밝힌 문 총장은 기자간담회를 기점으로 검경수사권 조정 법안을 논의하는 주체인 국회에서 목소리를 내며 설득에 주력할 전망이다.

다만 앞서 문 총장이 국회에 나가 검찰 입장을 여러 차례 개진했는데도 대부분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상황에 변화가 생기지 않는다면 일선 검사로부터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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