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검사장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도입 법안이 선진국 제도와 비교해 동떨어져 있다고 비판했다.
윤웅걸 전주지검장(53·사법연수원 21기)은 1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A4용지 19쪽 분량의 글을 올려 주요 선진국 등 10개국의 사법제도를 비교했다.
윤 지검장은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에 대해 “서구 선진국 제도를 제쳐놓고 굳이 다른 길을 걸어온 중국의 제도를 그대로 베끼는 것은 검찰의 본질적 기능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독일,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 검찰의 경우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권을 갖고 있는데, 패스트트랙 법안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경찰에 해당하는 공안이 수사권을, 검찰은 기소권만 갖고 있다. 윤 지검장은 “선진국의 경우 사법개혁은 재판과 기소의 분리가 견제와 균형의 원리”라며 “현 수사권 조정 법안은 수사와 기소를 분리하는 게 견제와 균형의 원리인 것처럼 포장돼 있다”고 비판했다.
윤 지검장은 공수처가 제대로 운영되고 있는 해외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윤 지검장은 “홍콩의 염정공서(공수처)는 불법 감청과 미행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고 기소되는 공무원은 연간 3, 4명에 불과하다”고 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