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시간 행사 중 둘 대화가 대부분… 검찰 내부망에 비판 글 이어져
“檢개혁 부르짖는 조국 장관, 유승준이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격”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들으러 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은 20일 오전 10시 50분경 의정부지검에 도착했다. 현관에서 취재진과 만나 “생생한 목소리를 듣고자 한다”고 했지만 행사는 2시간 동안 비공개로 진행했다. 2003년 노무현 당시 대통령의 ‘검사와의 대화’는 TV로 생중계됐다.
조 장관은 먼저 검찰 수사관들과 차를 마시며 고충을 들었다. 이후 검사들과 점심 도시락을 먹으며 대화를 시작했다. 강원랜드 채용비리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다고 폭로한 안미현 의정부지검 검사(40·사법연수원 41기)는 “검사들이 힘들다. 대안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 조 장관은 “가족이 수사를 받고 있어 당장은 어렵다”고 답했다.
한 검사가 “검경 수사권 조정 방향이 이상한 거 아니냐”고 지적하자 조 장관은 “국회가 할 문제다. 나는 장관으로서 할 일만 하겠다”며 답을 피했다. 조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는 검사는 없었다고 알려졌다. 이날 대화에 참석한 한 검사는 “한마디로 조 장관과 안 검사의 대화였다. 둘의 대화가 60∼70%를 차지할 만큼 안 검사의 원맨쇼였다”고 혹평했다.
임무영 서울고검 검사(56·17기)는 이날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신임 장관이 검찰 개혁을 부르짖는 것은, 마치 (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군 입대를 회피한) 유승준이 국민들을 상대로 군대 가라고 독려하는 모습 같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 지역의 한 검사는 “가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일과 시간에 수사 검사들을 불러내는 행동은 검사들에게 수사에 대한 압박으로 느껴진다. 당장 검사와의 대화를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질의응답’은 사전 준비된 바 없었다. ‘사전 각본’도 없었다. ‘일과 시간에 꼭두각시처럼 준비된 말을 읊게 만든 다음 일장 훈시나 하는 식’의 행사도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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