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신속처리법안 전면 반대" 비판
"검찰, 수사지휘 공고화·범위까지 확대"
"검찰 기소·불기소 통제 안돼 더 문제"
"엘리트 특권의식, 검찰개혁 좌절 시도"
검찰이 국회에 수사권 조정안 수정 의견서를 제출한 가운데, 경찰이 이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경찰은 수사권 조정안의 원안을 존중해야 할 뿐 아니라 수사권조정·검찰개혁 취지에 맞도록 보다 발전적인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10일 경찰에 따르면 경찰청은 18쪽 분량의 ‘수사권 조정 관련 검찰 제시 의견서 검토 자료’를 통해 “검찰은 수사 지휘의 사실상 유지, 경찰의 수사종결권에 대한 원칙적 불인정, 검찰의 직접수사 전면 허용을 요구하면서 신속처리법안에 전면 반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경찰은 ‘수사지휘가 폐지돼도 경찰 수사에 대한 실효적 사법통제는 필요하다’는 검찰 주장에 대해 “통보, 협의라는 문구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실상 현재의 수사지휘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며 “대상 범위까지 무한정 확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완수사 등 요구권과 관련해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문구 중 ‘정당한 이유’를 삭제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독립된 기관 간 요구 및 요청은 ‘정당한 이유가 없는 한’ 따르도록 하는 것이 민주정부의 원칙에 부합하는 일반적 입법례”라고 강조했다.
또 경찰에 사건 종결권 전체를 부여하면 국민 권익 보호가 어려워질 수 있어 강제수사 및 경찰 인지 사건 등에 대해서는 송치가 의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에도 “경찰의 종결권에 대한 통제장치는 충분하고 검찰의 기소·불기소 통제장치가 부족하다는 게 더 큰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검사가 인지·수사 후 자의적으로 불기소 처분한 경우 사건관계인이 없으면 항고, 재항고 등 이의제기를 할 방법이 없고 자의적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해도 통제가 곤란하다”며 검찰의 ‘엉터리 기소유예’를 지적한 언론 보도를 근거로 들기도 했다.
이어 “검찰 제시안은 전건송치를 원칙으로 하고, 사실상 경찰의 수사종결권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이중조사 최소화, 형사절차에서의 신속한 해방 등 종결권 부여로 얻을 수 있는 국민편익과 인권보호 등 가치를 모두 포기하고, 오직 검사 권한의 확대만을 고집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아울러 검찰의 직접수사 유지 주장에 “수사·기소 분리 원칙에 따라 검사는 공소기관으로서 역할에 충실해야 하며, 검사의 직접수사는 완전히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봤다. 이와 함께 영장심의위원회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에도 “검사의 영장청구권 남용을 견제할 수 있는 첫 제도”라는 의의를 들었다.
경찰은 “국민의 인권은 검사 지휘가 아닌 검·경 기관간 권한 분산에 따른 견제와 감시를 통해 이뤄져야 한다”며 “사법 통제라는 이름으로 경찰에 대한 검찰의 우월적 지위를 인정한다면 사실상 수사지휘를 유지시켜 현재와 같은 검찰권 남용의 폐해는 지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수 엘리트 관료의 특권의식과 조직이기주의가 검찰 개혁을 향한 국민적 열망을 좌절시켜서는 안 된다”며 “수사권 조정은 검사의 편의와 권한 보존을 우선시하는 권위적 사고에서 벗어나 권한 분산을 통한 국민의 인권 보호와 편익 증대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검찰은 최근 국회에 수사권 조정안과 관련 ‘수사지휘권이 폐지되더라도 경찰에 대한 실효적인 사법 통제 등 보완은 필요하다’는 등의 주장이 담긴 의견을 냈다. 대형 재난 및 선거, 변사·살인 사건 등 중요범죄에 대해 수사 공백이 생겨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경찰에 사건 종결권 전체를 부여하는 것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또 경찰이 기소의견으로 사건을 송치했을 때 검사의 수사 범위를 위증·허위감정·증거인멸 및 무고 등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서는 범죄 대응과 인권 보장의 우려가 있다며 검찰의 보충 수사에 제한을 두지 말아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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